이 기사는 2017년 08월 04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게임산업 벤처캐피탈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투자를 유치한 게임 벤처기업 수는 더욱 큰 수치로 줄어들었다. 다만, 투자 업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건당 투자금액은 약 30% 증가했다.

전체 벤처투자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유독 게임산업 벤처투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6년 게임산업 투자도 2015년 대비 약 6% 감소했었다. 벤처캐피탈들의 게임산업 관심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 게임산업 투자 금액은 612억 7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벤처캐피탈이 투자한 게임사 수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5% 감소한 총 52곳이다. 게임산업이 전체 벤처투자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6.3%다.

이번에 집계된 수치는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국내 벤처캐피탈들이 보유한 벤처조합과 고유계정을 통해 올해 상반기 동안 게임산업에 투자된 금액을 합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 게임사당 투자된 금액은 11억 7800만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9억 2000만 원보다 약 2억 6000만 원 늘었다. 이는 투자금액 감소 폭보다 투자 업체 수 감소 폭이 더 컸던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 등 대형 벤처캐피탈이 한 게임사에 40억 원에서 50억 원 수준의 대형 투자를 진행한 현상이 두드러진 것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동안 게임산업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벤처캐피탈은 LB인베스트먼트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총 3곳 게임사에 80억 6500만 원을 투자했다. 건당 투자액수는 약 26억 8800만 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LB인베스트먼트가 게임사에 투자한 금액 42억 5000만 원과 비교해 약 2배 늘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상반기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업체 가우디오디오랩, 모바일 게임 제작사 '패스파인더에이트', 카지노게임 개발업체 '베이글코드' 등에 투자했다.

가장 많은 게임사에 투자를 집행한 벤처캐피탈은 캡스톤파트너스였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해 상반기 7곳의 게임사에 총 53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상반기 투자한 게임 관련 업체로는 게임 유통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개발사 펀플웍스, 모바일 게임 개발사 너드게임즈 등이 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게임 투자에 전문성을 지닌 대표적인 벤처캐피탈이다. 매년 꾸준히 초기 게임 개발사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 네시삼십삼분과 함께 게임산업에 주로 투자하는 160억 원 규모 '433 United-캡스톤 청년창업투자조합'을 결성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게임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케이큐브벤처스는 올해 상반기 상대적으로 게임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이었다. 두 곳의 게임사에 약 23억 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인공지능(AI), VR 등 신기술 분야 투자를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케이큐브벤처스는 총 6개 게임사에 102억 9900만 원을 투자했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게임산업에 많은 투자금을 집행했다. 투자금 규모로만 따지면 LB인베스트먼트 다음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총 5곳의 게임사에 54억 3600만 원을 투자했다. 건당 투자액수는 10억 8000만 원이다. 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한 곳의 게임사에 40억 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2곳의 게임사에 45억 원을 투자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전 모바일 게임이 PC게임을 대체할 시기 활발한 벤처투자가 이루어졌지만, 지금과 같이 모바일게임이 주류가 된 상황에서는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들의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향후 VR 게임 제작사 등 새로운 유형의 유망 게임사들이 많이 생겨난다면, 게임 투자가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