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07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식재산 전문 벤처캐피탈 아이디벤처스가 매물로 나왔다. 모회사인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와 설립 5년 만에 각자의 길을 걸을 전망이다. 모회사의 부진한 실적이 결국 아이디벤처스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벤처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는 아이디벤처스 매각을 위한 주간사를 선정하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1차 선정 대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핵심 자회사인 아이디벤처스를 매각하는 데는 설립 후 지속된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물론 자회사 아이디벤처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의 이익도 줄어들면서 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2011년 정부 출연금을 받아 설립됐다. 국내 기관의 특허를 직매입하는 등으로 투자했지만 적자기조를 유지했다. 500억 원의 납입자본금으로 설립된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2012년 자본총계 285억 원에서 지난해 말 108억 원으로 자본 총계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는 자회사의 당기순이익이 줄어 들며 영업외수익(지분법 평가이익)도 줄어들었다. 아이디벤처스의 당기순이익은 2015년 16억 원에서 지난해 3억 원(가결산 기준)으로 감소했다. 아이디브릿지는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지분 100%를 보유해 그대로 영업외수익으로 반영돼 타격을 줬다.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4억 원에서 4억 9000만 원으로 줄어들며 지분법 이익이 줄어들었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2014년 영업수익 50억 3800만 원에 영업손실 59억 4300만 원을 기록했지만, 2015년에는 영업수익이 26억 2700만 원으로 줄어들어 전년에 비해 반토막 났다. 영업손실은 68억 3900만 원으로 확대됐다.

2016년에는 영업수익 68억 원과 영업손실 17억 원을 기록해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4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적자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아이디벤처스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지분법상 이익이 줄어들고 있고, 자본잠식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이디벤처스는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가 2012년 납입자본금 50억 원으로 만든 창업투자회사다. 자금력이 부족해 사업화가 어려운 스타트업·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로, 우수한 특허를 보유한 기업에 주로 투자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적재산권(IP) 전문회사가 직접 창업투자사를 만든 첫 사례였다.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아이디벤처스를 통해 스타트업 기업이 보유한 특허와 ID보유 특허를 결합하거나 기업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기술에 대해 R&D를 강화하도록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었다. 투자한 기업이 특허를 획득했을 때 특허 이전 등을 활성화하는 것이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특수관계자에 대한 여러가지 규제로 두 회사간의 협업에 제약이 많아 시너지 효과는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는 IP에 대한 인식수준이 낮아 좋은 수익모델이 나오지 않는다"며 "IP 전문성이나 모회사와의 시너지효과를 내려놓고 오히려 다른 방면으로 투자를 활발히 전개하는 것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