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평가이익만 6000억 '투자왕 KCC' 삼성물산·현대로보틱스 주가 상반기 급등…전체 '주식차익'만 1.76조
강철 기자공개 2017-09-04 08:04:19
이 기사는 2017년 08월 31일 14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지난 상반기 보유 주식에서만 6000억 원이 넘는 평가이익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CC는 지난 상반기 6088억 원의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익을 기록했다. KCC가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이래 상반기에 6000억 원이 넘는 평가이익이 난 적은 없었다. 2010년 상반기에 기록한 4702억 원이 최대치였다.
삼성물산, 현대로보틱스, 현대중공업 등 보유 주식의 주가가 상반기에 대거 상승한 것이 대규모 평가이익으로 이어졌다. 주식별 평가이익은 삼성물산 3827억 원, 현대로보틱스 2238억 원, 현대중공업 698억 원, 현대건설기계 677억 원, 현대일렉트릭 584억 원 등이다.
KCC는 2012년 1월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주식 42만 5000주(지분율 17%)를 7738억 원에 매입했다. 삼성카드는 당시 대기업집단 금융사가 비금융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추진했고 KCC를 파트너로 낙점했다. KCC와 삼성의 이해관계가 맞어 떨어진 전략적 지분 거래였다.
삼성에버랜드 주식은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단행된 사명 변경, 유가증권시장 상장, 합병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 주식 1700만 9518주(8.97%)로 변경됐다. KCC는 2014년 12월 주식 일부를 매각해 1200억 원의 차익을 얻기도 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12만~13만 원에서 답보를 거듭했다. 그러다가 4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고, 6월 말 15만 원까지 올랐다. 실제로 평가이익 3827억 원의 대부분이 2분기에 잡혔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이 4개의 별도법인으로 분할되는 과정에서 확보한 주식의 주가도 대부분 상승 흐름을 탔다. 특히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보다 최초 취득금액이 5배 가량 컸기 때문에 평가손익의 증가 폭도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현대로보틱스의 경우 다른 주식들과 달리 3분기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승세가 9월에도 지속된다면 3분기에도 추가로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은 3분기에 이익을 내는 것이 어려워 보인다.
삼성물산, 현대로보틱스 등에서 발생한 평가손익은 모두 자본 계정 상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반영됐다. 그 결과 2016년 말 연결 기준 5조 9669억 원이었던 KCC의 자본총액은 지난 6월 말 6조 5717억 원으로 증가했다. 자본이 6000억 원 넘게 늘어난 덕분에 차입금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채비율을 50%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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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는 재계에서 가장 주식 투자를 잘하는 그룹으로 꼽힌다. 그동안 만도, 현대자동차 등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내며 '미다스의 손', '주식투자의 귀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이익을 내려면 KCC가 매입한 주식을 따라 사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지난 6월 말 기준 KCC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3조 9519억 원이다. 이는 전체 자산(10조 931억 원)의 약 40%에 해당한다. 다른 대기업들과 비교할 때 매도가능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다.
같은 기간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상의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손익은 1조 7628억 원이다. KCC가 지난 6월 말 가진 주식을 모두 팔았다면 1조 7000억 원이 넘는 차익을 얻었을 거란 얘기다. 전체 매도가능금융자산 규모가 3조 9519억 원임을 감안할 때 원금 대비 수익률은 100%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KCC의 재무 정책에 대해 업계에선 '유사 시 재무 완충력이 우수하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반해 '미래에 대비한 설비 투자에 써야 할 돈을 주식에만 넣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1조 7628억 원이 법인세를 반영한 후의 수치인 점을 감안할 때 실제 평가이익은 2조 원에 달할 수 있다"며 "매도가능금융자산의 규모가 총차입금을 1조 5000억 원 가량 상회하는 건 KCC가 우수한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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