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TV쇼핑, 그룹 유통 '마지막 퍼즐' 맞췄다 [T-커머스의 공습]①우리홈쇼핑 등 M&A 잇단 좌초, 화성산업서 경영권 양수 '우회진출'
노아름 기자공개 2017-09-06 08:15:43
[편집자주]
한 때 홈쇼핑의 재고 처리 채널로 여겨졌던 'T-커머스'가 유통업계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 잠식을 우려해 미온적으로 대응하던 홈쇼핑 5사도 최근 태세를 전환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가는 업계 차별화 전략을 뜯어보고 장기 성장의 토대를 구축해 놓았는지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5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시장 성장에 따른 최대 수혜 사업자는 단연 신세계그룹이다. 숙원 사업이던 홈쇼핑에 우회적으로 진출했을 뿐만 아니라 수백억 원 안팎의 초기 투자금으로 2조 원 대 시장을 넘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화성산업이 버린 카드나 다름없었던 드림커머스(현 신세계TV쇼핑)가 도리어 신세계에는 유통 채널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신세계그룹은 일찌감치 홈쇼핑에 눈독을 들여왔으나 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았다. 홈쇼핑이 정부 허가사업인데다가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그동안 추가 사업자 선정 없이 기존 사업자의 재승인 심사만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2006년 우리홈쇼핑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과적으로 롯데그룹이 우리홈쇼핑을 품에 안았다. 홈쇼핑 직진출이 무산되자 사업구조가 비슷한 T-커머스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출발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2014년 T-커머스 업체 드림커머스의 경영권 확보에 나섰으나 미래부가 대기업 홈쇼핑 우회 진출 논란을 우려해 이를 승인하지 않으며 좌초됐다. 이듬해 재도전을 거듭한 끝에야 신세계그룹은 T-커머스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T-커머스는 방송사 채널을 통해 송출되는 데이터방송을 뜻한다. 시청자는 리모콘을 활용해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방송법상 영상 크기가 제한돼 홈쇼핑보다 화면이 작으며 녹화된 영상을 송출한다는 특징이 있다.
시장은 매해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취급고 기준 T-커머스 시장규모는 9977억 원으로 전년대비 293.7% 증가했다. 한국T커머스협회는 올해 시장 규모가 1조 82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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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이 늦깎이 사업자로 T-커머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기존 사업자인 화성산업과 '윈윈 효과'가 꼽힌다. 실적 부담을 안고 있었던 화성산업과 데이터방송 진출을 원했던 신세계그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대구에 기반을 둔 건설사 화성산업은 2013년 11월 물적분할로 자본금 30억 원의 드림커머스를 설립했다. 오너 3세이자 이인중 회장의 장남인 이종원 상무가 드림커머스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모기업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외형이나 수익이 기대에 못 미쳤다.
드림커머스는 물적분할 이듬해인 2014년 1월 정부로부터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채널사용사업권'을 승인 받았다. 이후 1년여 준비를 거쳐 SkyLife 45번에서 '드림&쇼핑'의 첫 방송을 송출했다.
방송 시작시점인 2015년부터 매출이 발생했으나 자체 예측치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사업 첫 해에는 화성산업이 기대하던 매출의 10%에 불과한 48억 원을 거둬들이는 데 그쳤다. 예측치(470억 원)와의 괴리율은 90%에 달했다. 초기 투자비용 집행으로 적자도 누적했다. 이마저도 예상보다 많았다. 드림커머스는 2015년 151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당초 예측치인 79억 원보다 약 2배 이상 수치다.
사업성과를 지켜보던 화성산업은 빠른 판단을 내렸다. 방송 송출 6개월 만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이마트에 경영권을 넘겼다. 유상증자 이후 드림커머스에 대한 화성산업의 지분율을 30%로 낮아졌다.
신세계그룹은 2015년 미래부의 승인을 거쳐 드림커머스에 출자, T-커머스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마트는 드림커머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47.83%의 지분을 신규 취득했으며, 신세계I&C는 22.17%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마트와 신세계I&C의 최초 취득금액은 각각 110억 원, 51억 원이다. 신세계그룹은 같은해 11월 드림커머스의 법인명을 신세계TV쇼핑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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