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JTB, '잦은 인사교체' 득보다 실 [격변기 여행업]③일본측 임원변동 국내 약 2배…100년 역사 JTB 노하우 활용 미흡
노아름 기자공개 2017-09-15 08:28:02
[편집자주]
올해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수는 역대 최대치인 2600만 명으로 예상된다. 여가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여행 산업은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여행업은 특성상 대내외변수에 취약하다. 파고를 넘기 위해 국내 여행사들은 다각화와 재무활동에 기초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격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행업계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여행사 롯데JTB가 한일 양국에 기반을 둔 합작사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본에 뿌리를 둬 인바운드 집객력에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됐으나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도리어 일본 측의 인사교체가 빈번해 경영 연속성을 저해하는 등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롯데닷컴과 일본여행사 JTB가 공동으로 설립한 롯데JTB는 사업 초기부터 여행업계 주목을 받았다. 1912년 창립된 JTB는 지금까지 100년 이상의 노하우를 축적해왔을 뿐만 아니라 상당한 규모를 갖춰 일본인 인바운드(한국 관광 여행객) 집객에 강점을 지닐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롯데JTB는 일본과 중화권 여행객 유치에 활발하게 나서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2013년부터 인바운드 실적이 감소하며 아웃바운드(해외 관광 한국인) 및 법인영업 등으로 눈을 돌린 상태다.
롯데JTB 인바운드부문은 엔화가 약세를 띄기 시작한 2012년 말까지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2년에는 인바운드를 통한 매출액을 84억 원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는 전년대비 28.1% 증가한 액수로 아웃바운드 매출액증가율(19.1%)를 10%포인트 상회했다. 같은 기간 인바운드부문에서 거둬들인 영업이익은 8억 원이다. 아웃바운드부문에서 600만 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에 비해 수익성도 방어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베노믹스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 엔화가치가 절상되며 변곡점을 맞이했다. 게다가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일본 관광객의 특성상 일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바운드 영업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인바운드 여행객 수요도 개별관광객(FIT)보다는 단체여행에 치우쳐있어 사업 확대가 여의치 않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기반을 둔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가 최근 도산했을 정도로 해당 분야의 영업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라며 "롯데JTB가 시장에 발을 들였을 당시 중소대리점을 중심으로 위기가 확산됐으나 최근에는 일본 인바운드 사업성이 높이 않다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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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잦은 인사교체도 경영 연속성을 저해했다는 평가다. 법인설립 10년 간 롯데JTB는 임원진을 총 13차례 교체했다. 이 중에서는 감사, 이사 및 대표이사 등을 포함해 일본 측 임원변동이 한국 측보다 약 2배 많았다.
특히 사업 시작 이후 4년간(2007~2010년)은 일본 측의 인사 변동만이 있었다. 롯데JTB는 한국인과 일본인을 각각 1명씩 선임하는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2008년 7월에는 일본인 공동대표이사가 사토 류타로에서 히라오 히데키로 씨로 변동됐다. 이어 2010년까지 일본인 이사와 감사 교체가 각각 두 차례씩 있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롯데닷컴에서 인사권을 처음 행사했다. 기존 김진익 공동대표이사에서 노영우 공동대표이사로 변경했다. 같은 날 JTB에서도 일본인 대표이사와 이사를 각각 교체했다. 이어 지난 10년 간 한국 측에서는 총 8차례의 인사이동이 있었던 반면 일본에서는 13차례의 변동이 있었다.
물론 대내외 환경을 고려해 경영진 구성에 변화를 주는 것은 기업의 자연스러운 의사결정 행위다. 그러나 롯데JTB의 경우는 실적 및 재무 부분에 뚜렷한 성과가 없어 잦은 인사이동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임원진 변동이 있었던 2013년과 2015년 롯데JTB의 매출은 각각 전년보다 21.7%, 14.7%씩 뒷걸음질쳤다.
이외에도 롯데JTB는 영업적자를 낸 해가 흑자를 기록한 해보다도 많다. 자본잠식 상태에도 빈번하게 놓이게 되며 그때마다 롯데닷컴과 JTB가 자금을 수혈해야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 교체는 분위기 쇄신을 통해 공격적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힐 수도 있다"며 "다만 유관 업계와의 네트워킹을 강화해 매출 외형을 키워가는 여행업계 특성상 잦은 임원 변동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JTB는 국내에서는 호텔과 백화점, 자동차 렌탈 등을 넘나드는 롯데그룹 유통망을 활용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롯데JTB는 호텔 숙박, 자동차 렌트 등의 예약이 한 번에 가능한 '카·텔(렌터카+숙박)' 상품을 지난해 선보인데 이어 오는 15일에는 에비뉴엘 잠실점의 여행 전문관에 입점해 상담 서비스, 맞춤형 여행정보 제공 등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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