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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주 8000억 풋옵션' 재무적 충격은 분할합병 2.8조 한도금액 책정, 추가 유동성 확보도 가능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13 08:17:4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2일 1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완패하자 분할합병 대상 4개사 주식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롯데그룹은 합병 반대 주주의 풋옵션을 받아줄 의무가 있다.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사줘야하기 때문에 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하다.

다만 롯데그룹은 주식매수 대금 한도를 높게 설정한 만큼 재무적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8000억 원 어치의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할 계획인데, 롯데가 산정한 마지노선은 2조 8000억 원이 넘는다. 지주사 전환이 신동빈 회장과 그룹 숙원 사업인 만큼 설사 마지노선을 넘더라도 추가 유동성 확보를 통해 거래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DJ코퍼레이션은 12일 신동주 회장이 갖고 있는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주식을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4개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 합병 대상 계열사들이다.

신 회장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해 해당 지분을 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지난 달 29일 개최된 4개사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전초 작업인 '분할 합병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결국 안건은 통과됐지만 반대표를 던진 주주들은 주주 보호 법규에 따라 보유 주식을 롯데 측에 팔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됐다. 이 권리가 바로 '주식매수청구권'이다.

신 회장은 분할 합병이 개별 주주들에게 불이익이 된다고 판단, 4개사 지분에 대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 지분을 각각 3.96%, 7.95%, 2%, 2.83%씩 갖고 있다.

신동주

주식 매수 예정 가격은 이미 정해져있다. 이 가격을 적용하면 신 회장은 총 7660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롯데그룹은 이 만큼의 자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롯데쇼핑 매수 청구액이 5796억 원으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롯데제과(1147억 원)와 롯데칠성(545억 원), 롯데푸드(170억 원) 순이다.

천문학적인 금액이지만 롯데그룹이 미리 책정해 놓은 주식매수 청구액 마지노선에는 미치지 못한다. 4개사는 권리 행사를 대비해 감당 가능한 재무적 한도금액을 책정해두고 있다. 먼저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1조 6500억 원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롯데푸드에 대해서도 각각 5500억 원, 4500억 원, 2000억 원을 설정해뒀다. 재무 안전판 규모만 2조 8500억 원에 달한다.

신 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더라도 여전히 2조 원이 넘는 여유가 있다. 신 회장 외에 다른 주주들이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충분히 수용 가능한 규모다. 더욱이 주총에서 합병 찬성표를 던진 주주는 권리 행사를 할 수 없다. 4개사 합병 찬성 비율은 모두 80%가 넘는다.

주총 미참석 주주와 반대표 행사 주주가 모두 권리를 행사해 총 청구금액이 한도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 거래를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4개사 '분할합병 결정' 공시에 따르면 주식 매수대금이 한도금액을 초과할 경우, 분할합병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4개 법인 가운데 한 곳이라도 계약을 해지하게 되면 지주사 전환이 불가능하다.

지주사 전환은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 숙원 사업이다. 전사적 역량이 투입됐고,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주식매수 청구액이 한도 금액을 넘었다고 해서 결정을 취소하기에는 후폭풍이 너무 거세다. 당장 신동빈 회장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변수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재무적 충격이 우려되더라도 자금력을 총동원해 거래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해제는 하나의 선택 사안일 뿐 매수대금 한도를 넘더라도 이사회 합의에 따라 계속 거래를 추진할 수 있다"며 "롯데그룹도 신동주 회장 측 움직임과 관계없이 기존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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