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BP화학, '빙초산 독점' 작지만 강하다 [화학사 빅딜 후]①국내 유일 생산, 수익 창출 '꾸준'…단순 사업구조 한계
김병윤 기자공개 2017-09-25 08:08:23
[편집자주]
최근 수년간 국내 대기업 간 화학계열사 간판 교체가 잇달았다. 거래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딜이다. 해당 그룹 사업 구조는 물론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거래로 꼽힌다. 과연 계열 변경 후 기업은 어떤 변화를 겪었으며 어떤 진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화학부문 빅딜 후 현주소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1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BP화학은 삼성그룹에서 계열 변경한 화학사 중 매출 규모가 가장 작은 회사다. 매출의 단위부터 다르다. 빅딜을 거친 화학사들이 한 해 수조원의 매출고를 올리는 반면 롯데BP화학의 매출액은 3000억 원 내외다.수입이 적다고 가볍게 봐선 안 된다. 롯데BP화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빙초산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독보적인 산업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2011년 이후 연평균 8%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 변동이 큰 점은 흠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절반이나 줄었다. 단순한 제품 포트폴리오 탓에 경기에 민감한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사업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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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롯데 BP화학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652억 원, 247억 원이다. 전년 대비 각각 17.8%, 44.9%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9.3%다. 2014년과 2015년에 기록한 두 자리수 영업이익률을 이어가지 못했다.
2011년 이후 수익성의 변동폭은 제법 크다. 2011년 11.2%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2013년 0.5%까지 떨어졌다.
롯데BP화학의 강점은 산업 내 유일한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 롯데BP화학만이 빙초산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우월한 산업 지위를 얻기 위한 경쟁을 할 필요가 없는 구조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에틸렌초산비닐(EVA)의 국내 수요가 최근 증가했지만 시장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이 시장에 뛰어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변동은 있지만 롯데BP화학은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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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에서 아세아아세틸스와 롯데정밀화학(지분율 49%) 등 특수관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꽤 높다. 연간 매출의 30% 정도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창출되고 있다. 그중 아세아아세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한다.
이는 사업적인 관계가 밀접하기 때문이다. 아세아아세틸스가 제조·판매하는 초산비닐의 원료가 롯데BP화학이 주력으로 하는 초산이다. 아세아아세틸스의 연간 원재료 비용 중 절반이 롯데BP화학에서 비롯된다.
특수관계자와는 설비를 빌려주는 등의 거래도 오가고 있다. 롯데BP화학은 지급수수료 항목으로 연간 수입억 원을 지출하고 있다. 아세아아세틸스로부터는 매해 100억 원 내외의 지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특수관계자 매출은 2014년 1000억 원을 넘겼지만 서서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특수관계자 매출은 761억 원이다. 이는 특수관계자가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거래가 줄어든 영향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2014~2015년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해 롯데BP화학과의 사업적 교류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BP화학의 제품 라인업은 단순하고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에 빅딜 후에도 사업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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