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07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려는 건 기업의 일반적인 속성이다. 회사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까발릴 필요는 없다. 감독당국의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공시에 신경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엄연히 정정 공시가 이뤄져야 할 내용이지만 일부러 무시하는 때도 있다. 공시의 '사각지대'는 분명 존재하는 듯 하다.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의 올해 6월 말 반기보고서를 살펴보자. '본업' 외에 요식업이나 스포츠마케팅 쪽으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아 주목을 받는다. 상반기에도 관계기업(63억 7701만원)과 종속기업(39억 3300만 원) 등 103억 원을 투자했다고 명기돼 있다. 작년 상반기 취득액인 3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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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일회계법인 측이 감사한 법인 중에서도 지분 취득 내역을 공개한 곳이 적지 않다. 회계법인의 탓으로만 돌리긴 애매한 이유다. YG, JYP엔터테인먼트 역시 해당 내역을 자세하게 공개하고 있어 SM엔터와 대조를 이룬다. 물론 공시 규정 위반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왈가왈부하기 어려웠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반기보고서 내 '계열회사 등에 관한 사항'에는 타법인출자 현황이 나온다. SM엔터의 작년 말 출자액은 869억 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103억 원어치 지분을 취득했기 때문에 반기보고서 6월 말 수치는 이를 반영해 972억 원이 돼야 했다. 하지만 숫자는 달라진 게 없었다.
SM엔터 측은 반기보고서 작성에 다소 실수가 있었다며 오류 내역을 인정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정정 공시 사항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9월 말 분기보고서에서 수정하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 SM엔터 관계자는 "어차피 큰 오류도 아닌데 굳이 정정 공시를 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불편함보다 정정 공시의 번거로움을 더 우위에 두는 듯 했다. '불성실'한 건 아니었지만 '불친절' 공시인 건 분명해 보인다. 공시를 외면할수록 투자자도 기업을 외면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것일까. 영화 킹스맨의 주인공은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다. "공시가 기업을 만든다"고 바꿔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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