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 0.6 주가고민 삼성물산, 삼성로직스 분할검토까지 '바이오 홀딩스' 추진, 바이오 사업 확장 고민…세금 유리한 '인적분할' 검토 사실
김성아 기자공개 2025-05-21 19:10:08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1일 1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BR 0.6. 2015년 21만원 선을 넘나들던 삼성물산의 주가는 10만원 선에 갇힌 지 오래다. 그 사이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 2017년 10만원대 주가가 현재 100만원을 넘어섰다.삼성물산의 주가 고민이 흘러나온 건 작년 말부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당도 주가 효익도 보지 못하는 삼성그룹 입장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는 삼성물산이 자체적인 바이오 사업을 해볼 필요가 있다는 설부터 시작해 실제 3월 주총 의약품 사업목적 추가까지 이어지면서 현실화됐다. 그리고 급기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설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나온 대안이 바로 '바이오 홀딩스'다. 공식 코멘트 '확정된 바 없다'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주식시장에서 110만원으로 마감했다. 전일 대비 7.11% 오른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오전 공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생산시설 실사 착수와 관련해 저조한 주가 흐름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급등장세가 나타났다.
같은 날 삼성물산 주식은 11.5% 오른 13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양사 주가가 동시에 오른 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설이 퍼지면서다. 이날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설이 퍼지기 시작했고 한국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답변은 22일 오후 12시까지다.

시장에서 퍼진 분할설의 배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주가 제고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주식시장 상장사의 PBR 문제 및 상법 개정안 등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1~0.2배인 회사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을 해서 빨리 청산해야 한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 기업 주가를 장부상 가치로 나눈 PBR은 1배보다 낮으면 주가가 기업의 장부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의 주가 고민은 오래 전부터였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성물산은 작년 말 기준 이재용 회장이 최대주주로 18.9% 지분을 보유했다. 삼성물산은 43.1% 지분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00%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도 영향력을 뻗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삼성물산이 반영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장부가액은 약 2조443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21일 기준 코스피 상장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78조원이다. 모기업 삼성물산의 시총은 24조원 수준으로 3배 이상 격차를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상승세가 삼성물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2024년부터 주가가 급등한 이날 이전인 20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30.16% 오른 반면 삼성물산은 3.8% 하락했다.
21일 종가 기준 삼성물산의 PBR은 0.6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7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엔 장부가를 6.7배 상회하는 수준의 주가가 형성된 반면 삼성물산은 장부가 미만의 주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활용한 재무적 효익도 전무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후 단 한번도 배당을 한적이 없다. 2025년부터는 배당을 하겠다는 공언을 한 바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하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CFO는 더벨과의 별도 인터뷰에서 "배당에 대해선 아직도 확실한 게 없다"고 밝힌바 있다.
이 때문에 나온 얘기가 바로 삼성물산의 바이오 사업 추진설 그리고 확장설이다. 이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난 바 있다. 삼성물산은 3월 1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의약품 등의 연구개발 지원, 수탁사업 및 관련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당시 삼성물산 내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에서 추진 중인 검체 분석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등 관련 사업을 정관에 등록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건설, 리조트, 패션, 상사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직접적인 바이오 사업 운영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이 CRO 회사를 인수할거라는 구체적인 소문이 도는 한편 론자식 모델을 따라잡기 위해 신약을 제외한 전방위 밸류체인을 만들거라는 전략까지 제시됐다. '제조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이재용 회장의 주문에 따른 고민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이에 대한 고민을 하는 구심점은 삼성물산은 물론 삼성전자이기도 했다.
당시 삼성그룹 바이오 사업을 그리는 고위 임원은 "주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건 당연한거고 새로운 사업을 검토하는 건 맞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삼성그룹의 고민은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할설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간에 나오는 분할설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실이 아니라는 게 아닌 확정된 게 없다는 건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확장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분할설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가 없다"며 "조회공시 역시 마찬가지로 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바이오 사업을 키우고 주가를 삼성물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위해 분할설이 대두됐다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정 사업을 분할하는 시나리오부터 바이오 홀딩스를 만드는 방안까지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특정 사업을 떼어내는 게 아닌 바이오 홀딩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바이오 사업의 확장을 위한 중간 투자 거점을 만들게 되는 셈이다.
물적분할보다는 인적분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적분할이 세금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은 오래전부터 해왔고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선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것"이라며 "바이오 사업에 대한 의지는 삼성물산은 물론 그룹이 확고한 상황에서 키우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를 함께 이루는 방안으로 인적분할까지 검토됐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바이오 홀딩스 컴퍼니를 만드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이지만 이 역시 확정된 바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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