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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가소화채권 랩' 도매-소매 차익거래 상품 개인채권 싸게 매수, 이튿날 시장 매도…"리스크 매우 낮아"

이승우 기자공개 2017-10-23 08:28:39

이 기사는 2017년 10월 20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압구정금융센터를 비롯해 동부증권 몇 개 지점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첨가소화채권 랩 어카운트' 상품은 소액채권 도매 시장과 소매 시장의 가격 괴리를 이용한 상품이다. 개인들이 보유한 채권을 싸게 사서 이튿날 장내 채권 시장에 제값을 받고 팔아 수익을 내는 게 기본 전략이다. 개인 대부분은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사면서 함께 사들이는 첨가소화채권을 높은 할인율을 감수하더라도 당일날 매각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틈을 파고든 게 바로 동부증권의 '첨가소화채권 랩'이다.

◇전일 종가 '매수', 당일 시가 '매도'

첨가소화채권 랩중 동부증권 압구점금융센터의 '그루터기 랩'은 제1종국민주택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국민주택채권은 주택도시기금법에 따라 부동산을 산 사람이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할 때 부 동산 시가표준액의 일정 비율만큼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무기명 국채다. 사실상 세금과 다름 없는 의무 매입 채권이다.

이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일정한 이자를 얻고 상환을 받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은행이나 증권사를 통해 즉시 매각하게 된다. 과거에는 이같은 채권이 거래되는 음성적인 시장이 형성돼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출을 받는 은행에서 즉시 할인 매입해준다.

그루터기랩
첨가소화채권 거래 과정

다만 할인률은 시장금리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이를 사들인 은행은 중개 역할을 해줄 뿐 다시 이를 장내 거래시장에 팔게 된다. 다시 이 채권을 매입하는 곳은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0여개의 전담회원증권사다.

20여개 전담회원증권사가 희망 매수수익률을 신고하면 거래소가 낮은 수익률 (높은 가격) 10%와 높은 수익률(낮은 가격) 20%를 제외한 수익률을 산술평균한 수익률을 고시한다. 그런데 이 수익률(가격)은 그동안 시장 금리보다 항상 높았다. 즉 싸게 거래된다는 뜻이다. 다수 개인들의 채권을 모은 채권인데다 당일 처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형성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소액채권의 소매 가격과 도매 가격의 차이, 그루터기 랩이 바로 이 틈을 파고 들게 된다.

이를 사들인 후 다음날 장내 시장이 열리게 되면 이보다 높은 매도 호가가 형성된다. 이에 바로 채권을 매도하고 이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수익을 축적해 고객 수익률로 돌려준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종가에 신고시장수익률(떨이 가격)로 매수한 후 다음날 정상 거래가격에 매도하는 것이 그루터기 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리스크는 없나

첨가소화채권 랩은 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라 채권 디폴트 리스크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된다. 게다가 시장 종가로 매수, 다음날 시장가로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 채권시장 가격 변동 리스크에도 노출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 매매 차익이 비과세라는 점도 매력이다.

그렇다면 리스크는 없을까. 첨가소화채권 공급 부문에서의 리스크가 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거나 자동차 구매가 줄어들 경우 해당 채권의 공급이 없어 상품 자체의 존립이 힘들 수 있다. 반대로 첨가소화채권 공급이 늘어날 경우 금리가 낮아져 랩 상품의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리스크 정도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다.

두번째, 시장금리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전날 매수한 채권을 이튿날 매각하지 못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지만 그 하루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형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한 것으로 타 채권 금융상품에 비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다만 이 상품의 개인당 가입한도가 5000만 원으로 적다는 점은 아쉽다. 소액채권 매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개인 계좌를 통해 매입할 수 있는 채권의 한도가 5000만 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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