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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DB그룹'으로 새출발, 금융그룹으로의 도약 CI 선포식 열고 공식 새출발…손보·생명·금투·자산운용·캐피탈 중심

강철 기자공개 2017-11-02 08:36:04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그룹이 DB그룹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CI 변경에 맞춰 손해보험, 생명, 금융투자,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본격 추진한다.

동부그룹은 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DB금융센터에서 'DB그룹 CI(Corporate Identity) 선포식'을 가졌다. 행사에는 이근영 회장을 비롯해 그룹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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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포식을 기점으로 동부그룹의 공식 명칭은 'DB그룹'으로 변경됐다. 1971년 동부고속 설립 당시 처음 사용된 후 50년 가까이 그룹을 대표한 '동부' 브랜드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9월 상표권 출원 등록을 마친 DB는 동부(DONGBU)의 영문 이니셜을 따왔다. 큰 꿈과 이상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한다는 'Dream Big'의 뜻도 담고 있다. 새로운 심볼은 DB를 도형으로 형상화했다. 주황, 파랑, 녹색은 '태양과 물이 만나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킨다'는 의미다.

계열사들은 그룹 CI 변경에 맞춰 사명과 로고를 교체했다. 동부화재는 DB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밖에 동부증권은 DB금융투자로, ㈜동부는 DB Inc.로 출범했다. 동부프루미농구단 선수들은 이번 시즌부터 DB 로고가 박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공모를 받는 등 새로운 CI를 두고 오랜 기간 심사숙고했다"며 "과거 선경그룹이 CI를 SK로 바꾼 후 사세가 급격하게 커진 것도 그룹명 변경 과정에서 일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변경을 시발점으로 DB가 그간 추진해 온 금융그룹으로의 전환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DB그룹은 최근 5년 사이 제조사들을 대거 계열에서 제외했다. 동부제철, 동부특수강,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동부익스프레스 등이 새로운 주인을 찾거나 채권단 산하로 편입됐다. 남은 제조 계열사는 동부대우전자, DB하이텍, DB메탈, DB라이텍 정도다.

동부대우전자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감안해 DB가 아닌 동부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근영 회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가장 큰 현안인 동부대우전자 매각과 관련해 사례별로 연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제조사의 이탈은 CI 변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준기 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정체성 확립,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CI 교체 작업을 본격 추진했다. 이근영 회장이 기념사에서 언급한 "조국의 근대화와 경제 발전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동부의 시대를 마감한다"는 제조업과의 결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DB그룹의 근간을 이루는 축은 DB손해보험, DB생명, DB금융투자, DB자산운용, DB저축은행, DB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들이다. 그룹 전체 매출에서 금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 달한다. 핵심인 DB손해보험은 연간 5000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룹이 향후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할 영역도 금융이다.

핵심 경영진이 전문성을 갖춘 분야 역시 금융이다. 이근영 회장은 한국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후계자인 김남호 상무는 2015년부터 금융 계열사에서 경력을 쌓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금융 계열사에 재직하며 이 회장과 금융과 관련한 중장기 전략 수립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모태 사업이 건설이고 이후 철강, 운수, 반도체, 화학 등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했기 때문에 동부 브랜드가 주는 제조사 이미지를 없애기는 쉽지 않다"며 "DB라는 새로운 CI의 적용 자체가 금융그룹으로의 새 출발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DB그룹 CI선포식 사진
이근영 DB그룹 회장이 1일 DB금융센터에서 열린 'DB그룹 CI 선포식'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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