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 승진잔치 vs IM 시무룩…이유는? 반도체 호황에 최대 승진 인원 배출…IM 실적선방했으나 승진 최소한에 그쳐
김일문 기자공개 2017-11-16 17:06:07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6일 15: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임원 승진인사를 통해 DS 부문에 힘을 대폭 실어준 반면 IM 부문은 힘을 뺐다. DS(부품)부문은 역대 최대급 승진자를 배출했지만 IM(무선)부문은 사업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진자가 적었다. IM부문은 사업규모가 작은 CE 부문과 비슷한 수준의 승진 인사를 냈다.이번 인사는 단순 신상필벌 원칙 이상의 의미를 담을 수 있다. DS 부문은 당분간 삼성전자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파격적인 승진 조치를 통해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IM부문은 올해 갤럭시S8이나 노트8 등으로 지난해 부진을 말끔히 씻었다. 실적만 감안하면 예년 수준, 혹은 더 큰 배려도 가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포화상태에 다다랐고 고속 성장 시절 갖췄던 진용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이번 임원 승진 인사에 담겼다.
삼성전자는 16일 임원 승진 인사를 통해 부사장 27명, 전무 60명, 상무 118명 등 총 221명을 승진 발령했다.
DS(부품)부문의 임원 승진자가 역대 최대 수준인 99명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DS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 분기마다 최고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성과가 임원 승진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 삼성전자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성과가 좋은 DS부문 위주로 승진자가 많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이 틀리지 않았다"며 "사장단 인사 이후 새로운 조직 세팅에 대한 고민으로 후속 인사가 다소 늦어진 감은 있지만 이변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매출 240조원에 영업이익 5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중 반도체 매출은 75조원, 영업이익은 35조원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는 매출 34조원에 영업이익 5조원이 기대된다. 글로벌 IT 기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메모리반도체의 수퍼사이클 현상은 당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IM부문의 승진자는 비교적 많지 않았다. 이번 인사에서 IM 부문의 승진자는 총 39명이다. 부사장 승진자 4명을 제외하면 상무와 전무 진급자가 35명이다. CE(가전)부문 승진자 33명(부사장 4명 포함 36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실적만 놓고 보면 IM 부문은 CE를 압도한다. 매출은 2배 이상, 영업이익은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올해 연간 IM부문 예상 매출액은 109조원, 영업이익 12조원 규모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고 매출액도 10% 가량 늘 것으로 추정된다. CE부문은 매출 44조원에 영업이익 1조7500억원이 예상된다. CE부문은 매출액도 줄었고 이익은 40% 가량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업부의 승진 인사 규모가 비슷하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IM 부문이 예년에 비해 박한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올해 3월 출시된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8월 출시된 노트8 모두 비교적 선방했다. 예상보다 판매가 더디긴 했지만 이익규모는 늘려왔다. 근본적인 문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중국 메이커들이 저렴한 제품들로 시장을 잠식하면서 삼성전자나 애플 아이폰의 설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 삼성전자는 당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신제품 출시 효과로 판매량은 늘었지만 J 시리즈 등 중저가 제품 비중이 더 크게 늘어 이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의 IM부문 조직은 고속 성장을 하던 시기에 갖춰진 진용이다. 일정 수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고 인력 재배치 논의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실적은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CE부문은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 생활가전은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시대에 맞춰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삼성리서치 연구소를 출범했는데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플랫폼을 확산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S부문에 대한 파격 승진은 납득이 가지만 IM부문이 홀대 받은 것은 대내외 경종을 울리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조직개편과 보직 발령을 통해 향후 삼성전자의 부문별 전략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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