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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명 크리스탈 회장-슈퍼개미, 불안한 동거 막 내리나 [바이오벤처 진단]②양대식 주주 단순 투자로 변경…FI 확보 우호 세력 형성중

이석준 기자공개 2017-11-30 08:01:24

[편집자주]

제약·바이오 섹터가 코스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가파른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코스닥 시총 상위 업체에 대거 등재되기도 했다. 바이오벤처는 실적만 보면 여전히 부진하다. 당장의 실적보다 라이선스 계약 등 미래 기대감이 더 크다. 바이오벤처의 현주소와 미래 성장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8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슈퍼개미 양대식씨와의 불안한 동거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대 주주 양대식씨는 올 3월 크리스탈지노믹스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참여'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한 뒤 장내매도를 통해 1% 넘게 지분을 줄이고 있다. 2014년말 0.39%까지 좁혀졌던 최대주주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창업주)과 양대식씨와의 지분율은 4.65%로 벌어졌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우호 세력을 확보해 경영권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2005년 상장 직후 크게 낮아졌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자금 마련을 위해 2005년부터 유상증자 등 신규 주식을 대거 발행한 탓이다. 이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높이는 시초가 됐다.

조 회장 2005년말 27.05%의 지분을 들고 있었지만 2006년 (주)태평양을 대상으로 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단행하며 2006년말 지분율이 19.41%(특수관계자 포함 26.52%)로 떨어졌다. 2007년에도 유·무상 증자 등으로 당기말 15.60%까지 지분이 희석됐다.

2008년에는 전략적 제휴를 위한 신주를 발행했다. 이때 한미약품은 제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해 12.64%의 지분을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 결과 2008년말 기준 조 회장과 한미약품의 지분율은 각각 13.46%, 12.64%였다.

이후 큰 변화가 없던 지분 구조는 2012년 11월 슈퍼개미 양대식씨가 크리스탈지노믹스 지분 5.14%를 거머쥐며 급변한다. 당시 조 회장의 지분율은 11.33%에 불과해 한미약품(10.46%)과 양대식(5.14%)씨가 연대할 경우 최대주주 지분을 앞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양대식 주주는 2013년 2월 1.29% 지분을 장내매수하며 6.44%까지 지분율을 올렸다.

양대식 주주의 크리스탈 지분은 2014년말 8.23%로 정점을 찍는다. 반대로 조 회장의 지분율은 8.6%로 저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이 맘을 바꾼다면 양대식씨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더구나 양대식 주주는 2015년 지분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하며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경영권 분쟁 소지를 높였다.

크리스탈지노믹스, 한미약품, 양대식씨의 불안한 동거는 2016년 또 다른 국면을 맞는다. 백기사를 자청하던 한미약품이 주식을 전량 장내매도하며 양대식씨가 2대 주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사전에 협의된 기관 투자자 대상 블록딜 약속을 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 갑작스런 이탈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우호 세력 확보가 시급해졌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다시 높아졌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한미약품의 주식 전량 매도 이후 화일약품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혹시 모를 경영권 방어를 위해 크리스탈지노믹스가 현금을 확보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2013년 화일약품 경영권을 인수했다.

2017년 또 한번 변화가 찾아왔다. 양대식씨가 크리스탈지노믹스 지분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변경했다. 이후 장내매도를 통해 1% 가량 지분율을 낮췄다. 반면 조 회장은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현재 양대식씨를 우호 세력으로 판단하며 조 회장이 확보한 지분율이 20% 안팎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 회장의 남은 과제는 지분율 늘리기다. 우여곡절 끝에 어느정도 경영권 안정을 찾았지만 여전히 지분율은 낮기 때문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기관 투자자(FI)를 대상으로 전략적 투자 논의를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FI 중에서 회사 성장을 믿고 중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하고 있다"이라며 "현재 조 회장의 지분율은 낮지만 BW(신주인수권부사채) 행사시 2%에 가까운 지분율을 늘릴 수 있고 양대식 주주도 우호세력으로 판단하고 있어 2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지분율은 적지만 바이오벤처는 기술집약적이어서 적대적 M&A 등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라며 "한미약품, 양대식 주주의 불안한 동거가 끝난 만큼 크리스탈지노믹스의 경영권은 당분간 안정적이게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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