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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시간 1시간뿐…새 은행연합회장 '깜깜이' 선출 은행장들, 27일 이사회서 후보 명단 처음 확인

안경주 기자공개 2017-11-28 15:57:0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8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후보에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이사가 단독 추천되면서 이번에도 '깜깜이' 인사가 되풀이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금융권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 않아 '깜짝 인사'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후보 추천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연합회 비상임이사인 은행장 대다수가 단독 후보 추천을 결정하기 1시간 전에야 김태영 전 대표의 이름을 후보군 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2차 이사회를 열고 김 전 대표를 차기 은행연합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자는 29일 사원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최종 확정된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은행연합회 이사인 은행장들로부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후보 추천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 전 대표 외에 홍재형 전 부총리,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 등이 후보로 추천됐다.

은행연합회가 은행장들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은 것은 그동안 회장 선출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와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지난 9월25일 은행연합회 이사회를 마친 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지 않지만 절차상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후보 추천, 후보의 자질 검증, 이사회 결정, 총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후보 추천 이후 회장 인선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과 정당성이 답보 상태에 놓였다는 점이다. 예컨대 은행연합회가 후보의 자질 검증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은행연합회 이사인 은행장 대다수가 후보군에 김 전 대표가 포함됐는지 여부를 27일 이사회에서 처음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시중은행장은 "지난 후보 추천 때도 비밀투표로 진행했던 만큼 추천자 외에는 누가 후보로 추천됐는지 알 수 없었다"며 "김 전 대표가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사실도 현장(이사회)에서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하면 은행장들은 후보군을 확인하고 단독 후보를 추천하는데 까지 1시간 남짓의 시간만 주어졌던 셈이다. 통상 회추위를 열고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추린 후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타권역 금융협회와 다른 모양새다. 오히려 내·외부 공모절차 없이 하루 만에 단독 후보를 선출해 22개 정회원의 투표를 거쳐 총회에서 결정하는 형태가 반복됐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후보 추천을 받은 점만 제외하면 기존의 깜깜이 인사와 큰 차이가 없다"며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회장 인선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인선 기준 등을 내놓지 않아 정부의 입김이 어떻게 미쳤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실제로 외풍이 작용했는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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