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가족의 평생 자산관리상품 TDF [WM라운지]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1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약 당신이 축구감독이라고 가정하고 두 가지 질문을 해 보겠다. 첫째, 전반전과 후반전 중 어느 쪽을 더 공격적으로 운용해야 할까? 둘째, 만약 전반전에 골을 넣어 앞서간다면 후반전에는 공격적 플레이를 주문할까, 아니면 수비에 치중하도록 주문할까?
물론 일반적인 감독이라면야 당연히 전반전을 공격적으로 가져간 다음 골을 넣은 이후에 후반부터는 수비에 치중할 것이다. 화끈한 골잔치를 기대하는 축구팬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얄미울 수 있지만 최후의 승리를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는 경기 초기에 공세를 펼치다가 골을 얻는 즉시 기존 포백에 자물쇠 역할의 스위퍼를 하나 더 포진시켜 수비를 최대한 강화해 버리는 '빗장수비'로 월드컵 4회 우승을 일궈내기도 했다.
그런데 인생 전반에 걸친 생애주기별 자산관리에서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누구나 태어나면 나이를 먹고 은퇴를 하며 죽음에 이르게 되는데 아직 시간 여유가 많은 젊은이들은 주식 등 고수익 투자상품의 비중을 높게 하여 공격적으로 관리하는 반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비중을 줄여 보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노후자금 중 '100-나이'% 만큼을 고수익 자산에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불확실한 투자의 세계에서 투자기간이 길수록 수익의 가능성과 폭이 커지는 반면 투자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그 가능성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KOSPI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여러가지 이유로 반토막이 나기도 했고 수 년간 제자리에서 등락만 거듭하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과 함께 꾸준히 상승해 왔다.
하지만 생업에 바쁜 일반 직장인들이 먼 미래의 노후자산 배분까지 일일이 신경쓰기가 녹록진 않다. 그래서 이런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께 적합한 상품으로 TDF(Target Dated Fund)가 뜨고 있다. TDF란 특정시점(통상 은퇴시기)을 설정한 후 그에 맞게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정해 주는 펀드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이 점차 늘어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투자자가 일일이 자산배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고령화, 노후가 사회 이슈로 부각되면서 TDF의 수익률 또한 '펀드답게'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현재 출시된 TDF들의 기간 수익률은 11월 23일 현재 최근 3개월간 5%, 1년간은 최대 16.8%에 달하고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TDF는 생애주기별 자산배분을 고려해서 출시된 상품인 만큼 목적자금 또한 은퇴나 자녀 학자금 마련처럼 장기에 적합하다. 다만 자금이 장기적으로 묶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 이런 경우라면 연금저축펀드계좌를 개설한 다음 그 안에 TDF를 편입하는 식으로 활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연금저축펀드계좌는 통상 연말정산시 세액공제를 받는 상품으로 알고 있지만 만약 받지 않은 경우 불입액의 원금에 대해서는 세금 등 패널티 없이 자유롭게 인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년 불입한도가 정해진 연금상품의 특성상 장기 적립식 투자방식을 통해 목돈을 일시에 투입할 때와 같은 심리적 부담 없이 투자를 지속하여 자금을 불리는데도 적합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연말정산을 위해 직장인인 내 명의로 가입하는 경우 외에 미래의 자녀 학자금이나 독립자금, 길게는 노후자금까지 고려해 자녀 명의로 연금저축펀드계좌를 가입시켜주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어차피 증여해야 할 돈을 지금부터 조금씩 마련해 두는 동시에 매년 또는 매월 일정액씩 적립할 자금을 증여하는 경우 동일한 규모의 목돈을 일시에 증여하는 것에 비해 세금 부담이 낮아진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되기 시작한 TDF의 종류는 현재 수십개에 달하고 있으며 또한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향후에는 옥석가리기도 중요해 보인다. 주요 포인트로는 펀드의 주된 수익 창출원인 주식형 자산을 어떻게 선별하고 관리하는지, 운용사의 운용시스템과 과거 성과, 매니저 및 운용역의 경력 등을 들 수 있다.
이제 정유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현재,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은 남지만 경력관리나 자기개발 등 미래에 대한 준비를 다시 시작해야 할 때다. 재테크 또한 세금 등 각종 부담금은 늘어나는 가운데 고령화도 경제성장도 느리고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미래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저축을 늘리고 적합한 상품을 찾는 등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만약 독자들 중 적합한 상품을 찾지 못해 고민 중인 분이 있다면 앞서 소개한 TDF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나른한 오후, 잠시 짬을 내어 가까운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방문한다면 보다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KB국민은행 IPS본부 투자솔루션부
투자자산운용사, 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FP협회 저널 편집위원
저서 : 4차산업혁명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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