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원상사그룹 3세 김태준, '상사·화학' 주식 다 팔았다 계열사 지분 잇단 분할매각 '총 92억' 확보, 후계 염두 승계 재원 축적
길진홍 기자공개 2017-12-15 08:31:02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4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원상사그룹 3세인 김태준 씨가 미원화학에 이어 미원상사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했다. 지주사 지분 취득 등 후계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해 알짜 계열사 주식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계열사 주식 처분대금만 100억 원에 육박한다.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추가적인 지주사 주식 취득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태준 씨는 최근 수차례 장내 거래를 통해 미원상사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3분기 이후에만 2만 2707(2.6%)주를 팔아 치웠다. 10월 27일 3500주를 시작으로 11월 17일까지 8회에 걸쳐 주식을 분할 매각했다. 이 기간 동안 주당 평균 주가는 22만 9000원으로 약 52억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처분했다.
올 초까지 태준 씨는 미원상사 주식 2만 3670를 보유했다. 이를 반영하면 주식 매각대금은 더욱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태준 씨는 미원상사 지분만 처분한 게 아니다. 비슷한 시기 보유 중인 미원화학 주식을 장내에 모두 내다 팔았다. 11월 13일부터 12월 8일까지 약 한 달간 주식 6만 4800주(2.97%)를 전량 매각했다. 같은 기간 평균 주가로 환산한 매각대금은 약 40억 원이다. 10월 말부터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미원화학, 미원상사 등 핵심 계열사 보유 주식을 처분해 총 92억 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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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매각대금은 지주사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투입됐다. 계열사 주식을 처분한 태준 씨는 곧바로 부친과 지주사 지분 매매거래를 단행한다. 태준 씨는 이달 초 장 종료 후 대량매매를 통해 김정돈 회장이 보유 중인 미원홀딩스 주식 10만주를 사들였다.
주식매입에 약 46억 원을 투입했다. 거래 후 태준 씨의 미원홀딩스 지분율은 2.05%에서 6.34%로 확대됐다. 이는 오너일가 중 김 회장(8.82%)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 과정에서 미원홀딩스 주식을 갖게 된 태준 씨는 소액주주에 그쳤으나 이번 5% 이상 지분을 갖게 됐다.
미원홀딩스는 인적분할로 떨어져 나간 미원에스씨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 해외법인 5곳을 두고 있다. 에너지경화수지 사업을 주축으로 다수 해외법인에 기반한 외형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아직까지 그룹 지배 최상단이 아닌 중간지주사 형태로 머물고 있으나 지속적으로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그룹 모태인 미원상사에서 미원홀딩스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태준 씨는 추가로 지주사 주식 취득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실탄 46억 원이 남아 있다. 이를 모두 지주사 주식 매입에 쏟아 부을 경우 지분율을 10%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주식 거래는 부친 등 가족구성원을 상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미원홀딩스 지분은 김 회장의 부인인 정경순 씨가 2.56%, 모친인 윤봉화 씨가 5.95%를 각각 갖고 있다. 여동생인 명자 씨와 명희 씨도 각각 지주사 지분 2.66%, 3.7%를 보유 중이다. 주식 증여가 아닌 매매 형태로 거래가 이뤄질 경우 오너일가에게 금전적인 이득을 주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한편 태준 씨는 계열사 현지 공장에서 과장급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1983년 생으로 올해 나이가 34살이다. 이사회 참여 등 경영일선에 나서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부친인 김 회장이 건재하고 일선에서 여전히 왕성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간 후계 밑그림을 다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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