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 기틀 닦고 '곽영필 체제'에서 성장가도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②매출 3000억, 1인당 생산성 최고…글로벌 순위도 국내 톱
이상균 기자공개 2017-12-21 07:18:00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해림 회장이 도화엔지니어링(이하 도화)의 기틀을 닦았다면 곽영필 회장은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렸다.해외사업 비중을 30% 이상 끌어올렸고 사업 영역도 다양화시켰다. 2위 업체와의 매출액 차이가 1000억 원 이상일 정도로 선두자리도 확고히 했다.
◇'세계 톱 랭킹 진입' 선언, 해외 19개국 진출
1938년생인 곽 회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부터 서울시 건설부에서 재직한 인물이다. 후배 직원 유재소, 김영윤, 정조화 등과 함께 건설부를 떠나 1978년 토목 설계회사 ‘영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설계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고군분투하던 그때, 곽 회장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건설부 대선배이자 도화의 오너였던 김 회장이 1979년 경영권 인수를 제안했다. 건강이 악화됐던 김 회장은 핏줄이 아닌 오직 실력만으로 곽 회장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경제적 조건 없이 회사를 넘겨주겠다고 제안했다. 오직 하나, 도화의 경영철학을 끝까지 지켜줄 것만을 요구했다. 곽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고 자신과 함께 일해 온 건설부 후배들과 함께 도화로 적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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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의 선택은 적중했다. 곽 회장은 경영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자신의 주 전공분야인 국내 상하수도 시설공사에서 도화가 설계, 감독을 맡은 것만 890여건에 달했다.
대청댐 광역, 전주권 광역, 울산권 광역, 광양권 광역공급체계 등 광역 단위의 물공급 체계 타당성 조사와 기본설계, 실시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하수고도처리시스템을 포함한 도시 하수처리장과 공장 폐수처리장 설계와 감리분야도 도화의 핵심 경쟁력이다. 상하수도 부문 수주실적에서도 도화는 매년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선도업체답게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도화는 곽 회장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 톱 랭킹 엔지니어링사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한 2007년 이후 해외법인 및 지역사무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현재 베트남과 알제리, 콜롬비아, 방글라데시, 페루, 케냐, 필리핀 등 진출국가가 19개에 달한다.
주로 국내 공적자금 공여기간(KOICA, EDCF)과 국제금융기구(ADB, IBRD, AFDB)에서 발주하는 무상원조 및 차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 진출 지역을 아프리카와 중남미로 다양화하고 고부가가치사업인 투자개발사업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매출 3000억대, 직원 1인당 1.5억
도화의 성장세는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매출액 3247억 원, 영업이익 148억 원을 기록했다. 2위 업체인 한국종합기술과의 매출액 차이가 1200억 원이 넘는다. 2016년 기준으로 도화를 제외하면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 중 매출 3000억 원은 고사하고 2000억 원을 넘는 곳도 없다. 올해는 3분기까지 매출 3125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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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화는 직원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유명하다. 도화의 현재 직원 수는 1967명으로 1인당 매출액이 1억 5890만원에 달한다. 2위권을 형성하는 건화와 한종의 1인당 매출액이 1억 1000만원 대에 그치는 것과 비교하면 4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도화는 전통적으로 실적 성장보다는 인재 육성에 주력하는 곳"이라며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인재 사관학교라는 평을 받는다"고 말했다. 1970년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도화 출신 인력은 무조건 영입 1순위 였다. 박동서, 정상구 전 현대건설 부사장과 정영식 전 포스코 사장 등이 도화 출신이다.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한 업체답게 해외사업 비중도 최고 수준이다. 올해 3분기 기준 36.7%다. 전분기 14.7%에서 2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해외시장 점유율도 국내 업체 중 가장 높다. ENR(Engineer News-Record)이 발표한 2017 Top 150 International Design Firms List에서 105위를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169위와 165위에 머물렀던 것에 비해 60계단 이상 상승했다. 경쟁업체인 한국종합기술은 172위, 유신은 159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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