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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증권, 2년 만에 왕좌 탈환…프랑스계 부상 [KP/종합]SC·JP모간, 포모사·하이브리드로 돌풍…일본계 진출 속속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02 13:18:1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9일 12: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BOA메릴린치와 HSBC를 압도적인 차이로 제치며 2년 만에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다. 국책은행, 공기업, 사기업 가릴 것 없이 많은 딜을 따내면서 경쟁자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BOA메릴린치와 HSBC는 한국물(Korean Paper·KP) 3강 체제는 유지했지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의 독주를 막지는 못했다.

프랑스계 하우스들의 약진도 눈부셨다.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CA-CIB)은 모두 20억 달러 이상 주관 실적을 쌓으며 3강 체제를 위협했다. 스탠다드차타드와 JP모간은 각각 포모사본드와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선점하면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일본계들은 한국물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 3강 체제 유지…씨티證, 메릴·HSBC 크게 따돌리며 타이틀 획득

29일 더벨 한국물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2017년 34억 6452만 달러의 주관 실적을 쌓아 선두에 올랐다. 2016년 3위에 그쳤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2017년 경쟁자를 압도적으로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2017년 26건을 주관해 건수로도 BOA메릴린치와 HSBC를 압도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한국물 시장 대표 발행사들인 국책은행, 공기업, 일반 사기업 딜을 두루 주관하면서 한국물 리그테이블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었다.

2017년 첫 딜인 대한민국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주관하면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한국물 리그테이블 레이스를 시작했다. 한국물 시장의 최대 이슈어(Issuer)인 국책은행 딜에도 꾸준히 참여했다. 2017년 2월 15억 달러 산업은행 글로벌본드, 11월 20억 달러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RegS/144a) 등 빅딜에 한 차례씩 참여하면서 주관 실적을 쌓았다. 미국계 하우스라 이종통화에는 약점을 보이지만 수출입은행 캥거루본드에서 주관사단에 포함됐다.

공기업 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공기업 딜 중 규모가 가장 컸던 한국석유공사 15억 달러 글로벌본드를 주관했다. 석유공사가 보증을 제공해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하베스트(Harvest) 딜에도 주관사로 참여했다. 한국가스공사, 남동발전, 한국도로공사 등 다수의 공기업 딜에서 활약했다. 공기업들이 미국 달러화 딜에 집중하면서 미국계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수혜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사기업 딜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Moody's) 출신 뱅커를 포진시켜 발행사를 위해 등급 자문사(Rating Advisor)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책은행과 공기업은 정부와 신용등급이 동일하기 때문에 등급 자문사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시중은행들도 외화 조달이 잦고 기업설명(IR) 조직이 따로 크게 존재하다보니 자체적으로 글로벌 신용평가사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 일반 사기업에서는 등급 평정과 관련된 인력과 경험이 부족해 등급 자문사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진행된 현대캐피탈, GS칼텍스, KT, 기아자동차 등 대부분의 사기업 딜에서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주관사로 참여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이들 발행사에게 등급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참여하지 못한 사기업 한국물은 국책은행이 보증을 제공하는 유형의 딜들이 많았다.

2017년 국내기업 해외채(공모) 발행 주관 순위

BOA메릴린치는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2위를 차지했다.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3억 5000만 달러가량 뒤쳐져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4분기에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보다 약 2억 7000만 달러 뒤지며 오히려 격차는 벌어졌다.

BOA메릴린치도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마찬가지로 국책은행, 공기업, 사기업 딜들을 다수 주관했다. 다만 딜 건수에서 밀리다보니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린본드 시장을 크레디아그리콜과 함께 양분하고 있는 BOA메릴린치는 2017년 발행된 산업은행 그린본드에서도 주관사로 활약했다.

2016년 왕좌를 거머쥔 HSBC는 3위로 밀렸다.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7건을 주관해 10억 달러가 넘는 주관 실적을 쌓으면서 2연패를 향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시간이 갈수록 동력은 약화됐고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 10억 달러가량 뒤진 3위에 그쳤다. 2위인 BOA메릴린치보다 2건을 더 주관했지만 빅딜을 놓치면서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 BNP·CA-CIB, HSBC 위협…SC·JP모간, 포모사본드·신종자본증권 시장 선점

BNP파리바와 크레디아그리콜은 각각 22억 1788만 달러와 21억 1012만 달러의 주관 실적을 기록하면서 4위와 5위에 올랐다. 두 하우스는 11월 20억 달러 규모의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 딜에서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HSBC와 차이를 줄였다. 당시 5개 주관사가 실적을 나누면서 한 하우스마다 5억 달러씩 실적을 가져갈 수 있었다. HSBC는 이 딜에 참여하지 못하면서 추격을 허용했다.

프랑스계 하우스인 두 증권사는 한국물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철수한 바클레이즈, IB 영업을 축소시킨 도이치증권 등 유럽계 하우스들의 빈자리를 이미 메꿨다는 분석이다. 2016년 4위로 리그테이블을 마감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크레디아그리콜은 2017년에도 5위에 오르면서 한국물 시장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다.

스탠다드차타드는 19억 7380만 달러의 실적으로 6위에 올랐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대만 포모사본드로 한국물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스탠다드차타드는 2017년 진행된 4건의 포모사본드에 모두 주관사로 참여했고 국민은행,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딜에서는 단독으로 주관사에 참여했다. 포모사본드로만 거둔 실적이 12억 5000만 달러에 달한다.

JP모간은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선점했다. 교보생명은 2017년 한국물 시장에서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최초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딜에서는 4개의 주관사가 활약했는데 JP모간은 단독 구조 조정자(Sole Structuring Coordinator)로 선정돼 딜 구조 설계, 등급 자문 등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흥국생명 딜에서도 JP모간은 노무라증권과 함께 BBB급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개척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 일본게 침공 가속화, 중위권 경쟁 격화

일본계 하우스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10위권에는 일본계 하우스들을 찾아볼 수 없지만 이들의 한국물 시장 공략은 가속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중위권 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무라증권은 11억 3583만 달러의 실적으로 11위로 리그테이블을 마감했다. 노무라증권은 옛 리먼브라더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계지만 한국물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딜을 적극적으로 따내고 있다. 2017년에는 뱅커를 한 명 더 채용해 DCM 인력을 3명으로 늘리면서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쓰비시UFJ는 2016년 바클레이즈 출신 뱅커들을 영입하면서 한국물 시장에 진출했다. 뱅커들은 모두 홍콩에 포진돼 영업력은 약할 수 있지만 일본 최대 은행 그룹 계열 증권사라는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딜을 따내면서 실적을 서서히 늘리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2017년 국내에 지점을 설립하고 DCM 영업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이치증권 출신 뱅커 2명을 고용해 이들을 서울 지점에 배치시켰다. 이전에는 미쓰비시UFJ와 마찬가지로 홍콩에 뱅커를 뒀다. 성과는 이내 나타났다. 2017년에만 4건 5억 9473만 달러로 14위에 올랐다. 미즈호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영업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이와증권은 2017년 3건, 4억 2482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2016년 한국물 시장에서 한 건도 주관하지 못했던 다이와증권은 2017년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와 한진인터내셔널 그린본드를 주관하면서 미국 달러화 딜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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