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 호황, 발행사 확대…통화·유형 다변화 [KP/Overview] 2012년 이후 물량 최대…신종자본증권 시장 부각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02 13:18:0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9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물 시장은 2012년 이후 최대 발행 물량을 기록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국책은행은 한국물 시장의 맏형 노릇을 충분히 했고 2015년 이후 부채관리를 이유로 조달을 자제했던 공기업들도 만기 도래 물량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수요 덕분에 사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외화채권 발행에 나섰다.달러화의 막대한 비중은 여전했다. 미국이 예상과 달리 금리 인상을 자제하면서 스왑 베이시스(Swap Basis)가 악화돼 이종통화 발행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의 신종자본증권은 2017년 활발하게 발행되면서 한국물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올랐다.
◇ 발행 규모 300억 달러 육박…국책은행·공사기업 모두 발행 활발
29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7년 한국물(공모 기준) 발행 규모는 286억 338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16년 244억 5995만 달러보다 17% 늘어난 수치다. 2015년 185억 5700만 달러로 엄청난 불황을 겪었던 한국물 시장은 2년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2012년 322억 5100만 달러 이후로 5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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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는 발행사들이 금융위기 이후 발행된 외화채권을 대규모로 차환하면서 발행 규모가 270억 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이듬해 한국물 발행사들은 조달을 자제했다. 공기업들은 정부의 부채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화와 외화 가리지 않고 외부 차입을 줄였다. 사기업들은 금리가 싼 원화채 시장을 집중적으로 찾았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외에는 기댈만한 발행사가 없었다.
2015년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예상보다 인상 속도가 느려지면서 한국물 시장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달러화가 초저금리 상태를 유지되면서 선제 조달 수요가 늘어났고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은 꾸준히 상향되면서 조달 비용도 줄었다.
2017년에는 국책은행 외에 공기업과 사기업도 한국물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발행 규모가 급증했다. 공기업들은 그 동안 부채감축을 위해 외부 차입을 자제했지만 2017년에는 한국물 시장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한국물을 찍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Window)를 확보해야 한다. 차환 수요 외에는 신규 윈도우를 받기가 어려워 공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기업들도 한국물 시장에 관심을 가졌다. 투자자들은 우리나라 신용등급과 동일한 국책은행과 공기업 채권보다는 일드(Yield)가 높은 사기업 한국물을 원했다.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금리를 절감할 수 있었던 사기업들도 한국물 발행에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2018년에는 더 많은 사기업들이 한국물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달러화 비중 절대적…신종자본증권, 한국물 새로운 대세 입증
달러화 쏠림 현상은 2017년에도 계속됐다. 달러화 비중은 88.04%를 기록했다. 2016년 92.19%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절대적인 비중은 여전했다. 조달 통화는 2016년 5개에서 2016년 9개로 늘었지만 대부분 국책은행들이 이종통화 시장 공략을 위한 딜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016년에도 중국 증시 폭락 등 이슈가 벌어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금리 인상을 자제했다. 2017년 초에는 최소 4차례 금리 인상이 예상됐지만 연방준비제도가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인상 속도가 컨센서스보다 더뎠다. 미국 달러화가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스왑 베이시스가 악화돼 이종통화 조달 환경도 침체했다. 한국물 발행사들은 대부분 조달 자금을 달러화나 원화로 보유하기 때문에 이종통화 조달 시 스왑 조건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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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은 한국물 시장의 대세를 이뤘다. 교보생명은 2017년 7월 한국물 시장에서 생명보험사 최초로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11월에는 흥국생명도 5억 달러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을 확충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우량 크레딧을 보유하고 있고 일드가 높아 한국물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대형 보험사 기준으로 10억 달러가 넘는 수요도 무난하게 모을 수 있어 2018년 한국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의 신종자본증권도 한국물 시장 확대에 꾸준하게 기여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15년 이후 매년 한 차례씩 5억 달러 규모의 티어1(Tier-1) 코코본드를 발행하고 있다. 2017년에는 IBK기업은행도 한국물 시장을 찾아 3억 달러 티어1 코코본드를 찍었다. 원화보다는 외화채권 시장에서 수요가 풍부하기 때문에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타진하는 은행들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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