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사상 최대··· 3년 연속 2조 상회 [thebell League Table]추가경정 예산 등 새정부 효과···한투파·KTB, 해외 투자도 앞장
박제언 기자공개 2018-01-02 08:31:52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9일 16: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7년 벤처 투자금액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2015년 2조 858억 원과 2016년 2조 1800억 원을 무난히 넘어섰다.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만큼 투자 활동도 활발하게 한 모습이다.전통의 강자인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각각 1000억 원이상의 자금을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활용했다. KTB네트워크도 해외 시장 발굴에 거액을 투자한 영향으로 투자금액이 1000억 원을 넘었다.
TS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두 회사 모두 상장 전과 달리 약 700억 원을 투자하며 대형 벤처캐피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 한투파·KTB, '억' 소리나는 해외 벤처투자
머니투데이 더벨이 총 59개 벤처캐피탈을 대상으로 집계한 2017년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7년 총 벤처투자 규모는 2조 2700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총 벤처투자 금액이 총 2조 150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1200억 원정도 투자금이 더 집행된 셈이다. 다만 리그테이블은 벤처투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신기술사업금융사도 통계에 포함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하는 투자금액과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2017년 가장 많은 벤처투자에 나선 벤처캐피탈은 역시 한투파였다. 한투파는 연간 1542억 원을 신규 투자하며 6년 연속 벤처투자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투파는 2017년 무려 3300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를 기반으로 총 13개 벤처펀드를 결성했다. 이중 11개 펀드는 민간 신탁자금으로 만들었다. 순수 민간자금의 벤처기업 투자를 간접적으로 이끈 셈이다.
이렇게 결성된 한투파의 벤처펀드는 다양한 곳에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가리지 않고 잠재력 있는 벤처기업이면 투자금을 집행했다. 이스라엘·미국·호주·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소재한 해외 벤처기업 발굴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 기업에 투자한 금액만 900억 원정도로 집계됐다.
KTB네트워크도 1300억 원을 투자해 한투파를 바짝 뒤쫓았다. 전년 투자금액인 620억 원보다 2배 증가한 수치다. 2016년말 'KTBN 11호 한중시너지펀드'를 결성한 후 해외, 특히 중국 투자에 집중한 결과다. 해당 벤처펀드 등을 통해 600억 원정도의 투자금을 해외 벤처기업 발굴에 활용했다.
KTB네트워크 다음으로 벤처 투자금을 많이 집행한 곳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는 총 1151억 원의 투자금을 벤처기업에 썻다. 주로 ICT서비스, 화학·소재 분야에만 700억 원이상의 투자금을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BI인베스트먼트의 벤처투자액은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인 981억 원이다. SBI인베스트는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암호화화폐 거래소에 투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SBI인베스트는 암호화화폐 1위인 빗썸의 운영법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의 주식을 인수했다. 이슈가 되는 곳에 모험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이다. 이외 전기·기계·장비, 게임, 유통·서비스분야에 각각 100억 원 넘게 투자하기도 했다.
◇ 2016년 상장 VC, 활발한 벤처투자
벤처투자 부문에서 눈에 띄는 벤처캐피탈은 TS인베스트와 DSC인베스트다. 각각 744억 원과 699억 원을 집행해 2017 벤처캐피탈 리그테이블 10위권이 이름을 올렸다. 2016년까지 두 벤처캐피탈은 대부분 투자액 기준 10위권 밖이었다.
두 벤처캐피탈 모두 2016년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벤처투자가 금융투자시장(IB)에서 각광받던 시기에 맞춰 주식시장에 입성했다. 2000년 6월 우리기술투자 이후 16년만의 벤처캐피탈 상장이다.
상장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TS인베스트와 DSC인베스트의 2017년 투자액은 전년보다 각각 163%, 62%씩 늘었다. DSC인베스트의 경우 상장 직후 결성한 펀드 2개로 투자를 활발하게 했다. 두 개 펀드로 투자한 액수만 618억 원에 이른다.
◇ 새정부 출범 효과 '톡톡'
벤처투자액이 커진 이유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영향이 가장 컸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 편성이 늘어났다. 일자리 창출을 강조한 정부 정책에 맞춰 다양한 정부 산하 벤처유관기관에서 출자사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사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관심도 증가도 투자액 상승에 한 몫 했다. 2017년 벤처투자금의 많은 비중이 4차 산업혁명 관련업체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17년 11월말 기준 국내 벤처캐피탈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에 투자한 액수가 전체 투자액의 21.6%를 차지했다. 이는 벤처투자 전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2016년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바이오·의료 영역이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으로 결성된 벤처펀드들이 2017년말 다수 결성됐다"며 "이를 토대로 볼 때 2018년 벤처투자액은 2017년보다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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