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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조직 단순화 '신속성'에 사활 [2018 승부수]브랜드 중심 인력 재편, '지주사 경량화' 작업도 병행

노아름 기자공개 2018-01-04 08:33:2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03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2017년 혹독한 한 해를 보냈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무술년(戊戌年)에는 조직 구성을 단순화해 시시각각 변하는 업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브랜드별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단계를 간소화해 신속한 의사 결정을 도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조직 재편을 개별 브랜드의 특이성(Singularity)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기존 조직으로는 화장품 브랜드의 독립성을 살리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 체계를 재정비했다는 분석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의 기존 조직은 마케팅, 구매 등 기능 부문별로 세분화돼있는데 새해부터 이를 브랜드 중심으로 재구성하게 된다"며 "비용 관리부터 납기일 준수까지 생산 및 관리 체계를 브랜드별로 일원화한다는 계획을 잡았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주사의 역할을 계열사 관리와 기획 등 관리 업무에 집중시키기 위해 최근 구성원의 R&R(역할과 책임)을 재정비했다.

앞선 관계자는 "지주사를 경량화하기 위한 작업도 한창이다"며 "그간 지주사가 계열사와 중복되는 업무를 지원하던 관행을 없애고 향후 지주사는 기획 등 고유 역할에만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장기적 구상에 따라 일부 조직 변동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든 의사결정을 개별 브랜드별로 독립시킨 것은 아니며 순차적으로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에 있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큰 그림에서 브랜드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 인사는 SCM(공급망관리) 조직의 업무 중 하나인 구매를 각 브랜드 특이성에 맞게 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계에서는 조직 개편의 근간에 아모레퍼시픽 그룹 내에 퍼진 절박감이 놓여있다고 지목했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실적이 지난해 터진 사드(THAAD) 돌발 이슈로 뒷걸음질 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핵심 브랜드의 국내 사업 부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로 전년 동기대비 8.7% 감소한 4조 6870억 원을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6412억 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위기감은 2017년과 온도차가 느껴지는 경영방침에서도 드러난다는 평가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경영방침을 '처음처럼(Back to Basic)'으로 잡으며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 이미 국내선 적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업계 최상위권 지위를 공고히 한만큼 자만하지 않고 실적을 유지하자는 의미였다.

이에 반해 2018년은 '속도'를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무술년 경영방침을 '즉시 결행(Act Now)'으로 정하고 △혁신상품 개발 △고객경험 강화 △디지털 혁신 △글로벌 확산 △미래경영 준비 △지속가능경영 및 인재육성 등 6개 중점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서경배 회장은 지난 2일 용산 신본사에서 개최한 시무식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것이라도 구체적으로 즉시 결행하자"며 "확고한 디지털 인프라와 역량으로 디지털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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