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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산 마련을 위한 저축의 기술 [WM라운지]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공개 2018-01-15 08:16:31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1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이비 부머의 상징인 '58년 개띠'들이 대거 정년퇴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퇴 후 인생 2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고민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번 은퇴 후 목표설정과 설계의 중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은퇴자산을 마련하기 위한 실천방안 중 저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최근 합리적 소비와 저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영수증을 살펴보면서 '스튜핏'으로 경고를 하거나 '그뤠잇'으로 칭찬하는 프로그램이 2030세대들의 관심을 받고, 김생민이 예능 대세로 떠오른 것이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재테크로 자수성가한 부자들의 이야기를 보면 돈을 불린 노하우들은 다양하다. 이 와중에도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독하고 꾸준하게 저축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가계부를 쓰거나, 영수증을 살펴보라는 조언을 해왔다. 하지만 이를 꾸준히 실천해서 재테크에 성공하기보다는 금세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사실 이런 모습은 재테크 뿐 아니라 금연, 다이어트, 자격증 취득 등 장기적인 실천이 필요한 모든 일에서 나타난다. 연초 10kg을 빼겠다고 결심한지 한 달도 안 돼 구입한 러닝머신은 빨래걸이로 변신한다. 독하게 저축하겠다고 결심한 다음 날 멋진 골프채를 구입해 버리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가장 정상적인 모습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현상은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누구나 목표(미래)를 이루기 원하지만 그런 노력을 방해하는 환경(현실)에 휩쓸려 실패하고 그런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기통제의 오류'다.

예를 들어 저축의 경우 목돈 마련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사거나 먹고 싶은 것을 참는 고통은 현실이다. 이 때문에 당장 욕구가 생길 때 이를 뿌리치기가 어려운 것이다. 고통을 잘 참다가도 종종 '몇 달 저축 안 한다고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어?'라는 합리화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심리학자들은 이를 위한 대안으로 규칙과 보상 두 가지를 들고 있다. 즉 사전에 따르기 쉽고 따라야만 하는 규칙을 세워 실행한 다음 중간에 그에 따른 보상을 받으라는 얘기다. 흔들림 없이 저축을 유지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네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강제로 저축하는 것이다. 우선 저축에 앞서 매월 저축액 목표를 수입의 몇 %로 단순하게 세운다. 월 수입 대비 적정 목표는 40대 중반의 부부는 최소 10% 이상, 30대 초반의 싱글은 50%까지 둘 수 있다. 그런 다음 매월 급여일에 자동이체를 통해 돈이 예금이나 펀드 등 금융상품으로 빠져나가게 하면 저축하기 전에 돈을 찾아 써버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강제성을 높이기 위해 연금저축이나 저축성 보험처럼 세제혜택이 있는 대신 해지할 때 불이익이 있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매월 하나 이상 만기가 도래하도록 기간을 분산해 적금을 가입하는 것이다. 풍차돌리기 적금이라고도 하는 이 방식은 매월마다 만기가 돌아오도록 적금을 분산해서 가입하는 형태다. 매달 목돈을 만지는 기쁨을 통해 저축을 보다 즐겁게 해 준다.

셋째, 만약 저축이 너무 버겁게 느껴지는 독자라면 소액에서 시작해서 매주(또는 매월) 저축금액을 늘려가는 '체증식 저축'도 고려해 볼 만 하다. 예를 들어 첫 주에 천원으로 시작해 매 주마다 천원씩 늘려가면 52주에는 5만 2000원을 불입해 총 137만 8000원의 목돈을 만들게 된다. 금융기관에 계좌를 개설하기 애매한 소액 저축방법으로 추천할 만 하다.

넷째, 1년에 한번씩은 적립금을 확인하고 성과를 자축하자. 통장을 꺼내 그간 모아 둔 목돈을 확인해 마음의 위안을 삼는 것이다. 연간 단기목표 및 10년 이상의 장기목표를 같이 비교해 두고 연말에 이를 달성할 경우 조촐한 자축파티를 하는 것이다. 혹은 뜻이 맞는 친구들과 동호회를 만들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

KB국민은행 IPS본부 투자솔루션부

투자자산운용사, 공인재무설계사(CFP)

한국FP협회 저널 편집위원

저서 : 4차산업혁명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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