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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책임 전가? 채권단 '악성계약' 몰랐나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계약 소송전]③"현대상선 자율협약 이전 내부거래…배임 여부 판단 어려워"

김현동 기자공개 2018-01-17 08:19:32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6: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 매각 계약을 '악성계약'으로 규정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의 현정은 회장 고소 이면에 채권단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16일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은 현대그룹의 자구안에 포함된 것이고 이는 현대상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기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며 "채권단이 통제하기 이전의 일이고 계열사 간의 거래에 (배임 등의) 문제가 있었느냐 하는 문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 지분 매각을 완료한 것은 2014년 9월이고, 현대상선의 자율협약이 개시된 것은 2016년 3월이다.

채권단 입장에서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기 어려웠던 상황인 셈이다. 현대그룹이 2013년 12월 말 발표한 자구안에서도 현대로지스틱스는 매각이 아닌 기업공개(IPO) 대상이었다. 그렇지만 유동성 위기 상황으로 인해 IPO가 여의치 않자 매각으로 선회했다.

현대그룹은 당초 롯데그룹과 매각협상을 진행하다가 오릭스PE로 선회했다. 이후 오릭스가 롯데그룹을 컨소시엄 파트너로 삼았다. 현대상선(47.67%), 현대글로벌(24.36%), 현정은 회장(12.04%) 등이 보유 중인 지분 총 88.8%와 워런트(145만주)를 6300억원에 특수목적회사(SPC)에 매각하는 구조였다. 오릭스와 롯데그룹은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1190억 원을 SPC에 출자해 지분 35%를 보유했다(아래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 지분 매각 구조' 참고).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구조도

현대상선 측도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전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계약의 내용을 알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자율협약 체결 이후 채권단 실사를 거쳐서 비용절감, 경영개선 목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서 (악성) 계약들을 제거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 건이 이뤄진 것"이라면서도 "사전에 산업은행이 모든 계약 내용을 검토하고서 승인해서 이번 고소가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현대그룹을 겨냥해 현대상선의 부실 문제에 대한 책임 전가 차원에서 고소를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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