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렸다?"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계약 소송전]⑥경영참여·시너지 위한 투자…"이사회 거친 경영진 결정사항"
김현동 기자공개 2018-01-17 11:35:4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7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이 주장하고 있는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계약의 부당성에 대해 현대그룹 측은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렸다'는 논리에 다름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주력 계열사로 인해 촉발된 그룹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을 이제 와서 '불공정하다'고 하는 것은 상황논리에 다름 아니라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2013년 12월 말 현대증권을 포함한 금융 3사와 비핵심 계열사 매각을 담은 고강도 자구안을 발표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강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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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관계자는 "2013년 당시 적자 내는 계열사가 없었다. 현대상선만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었다"면서 "그룹에서 현대상선을 포기하지 않고 자구 계획안을 만들었는데 이제 와서 현대로지스틱스 매각계약 중에서 일부를 놓고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대상선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3년부터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넘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자구안의 한 축을 담당했다. 당초 안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본확충이었으나 위기 상황에서 IPO 카드는 무력했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바로 경영권 지분 매각 거래였다.
당시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구조를 보면 현대그룹이 현대로지스틱스를 완전히 포기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현대그룹과 오릭스PE 간 계약 내에는 다양한 옵션 조항들이 포함돼 있었고, 그 일환으로 들어간 것이 현대상선과의 사업적 연계를 통한 경영 참여였다.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어서 오릭스와 롯데그룹, 현대상선이 공동으로 지분을 투자하고 현대상선은 사업 시너지 차원에서 글로벌 사업 부문에 대한 일감을 일부 지원했다. 이런 조건 덕분에 현대로지스틱스는 매각 직후인 2014년 매출액이 급증했다(아래 '현대로지스틱스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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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이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긴 했지만 지분 30%를 출자하고, 물류업에 공동 참여한 것은 단순 투자자라기 보다는 지속적인 경영 관여를 위한 명분이었던 셈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는 현대상선의 한 개 부서에 불과했다"면서 "현대로지스틱스는 육상 물류고 현대상선은 해상 물류여서 매각을 하더라도 같이 사업을 해야 시너지가 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이 애초에 현대로지스틱스 매각이 아닌 IPO 카드를 꺼낸 것도 이 같은 사업 연관성 때문이었다. 유동성 문제로 인해 매각으로 선회하긴 했지만 단순 매각이 아닌 지분을 투자하고 사업 연계를 했던 것도 이런 맥락이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이 제기한 매각계약 과정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현대그룹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의결을 거쳤고, 계약의 결정 주체는 현정은 회장 개인이 아니라 당시 현대상선 경영진이 공동으로 내린 결정이었다는 주장이다.
현대그룹 측은 현대상선의 현대로지스틱스 후순위 투자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이사회 의결을 거쳤고 그 외의 사안은 대표이사에게 위임했다고 강조했다. 현대글부 관계자는 "그래서 영업이익 보장 등 후속 계약이 이뤄진 것"이라면서 "현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가 위임받은 권한으로 계약 내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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