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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돈번 서울대생, 트레이딩 회사 설립 [thebell interview] 박정대 마이스터 트레이딩 대표 "제2의 이해진, 김택진을 꿈꾼다"

이충희 기자공개 2018-01-24 09:25: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8일 14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가상화폐 투자 열풍에 국내에서는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했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간 비트코인 시세는 한때 50% 이상 차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구두 개입으로 프리미엄이 많이 줄어들긴 했으나 아직도 대부분 국내 코인 가격들은 해외 거래소와 비교해 20~30%씩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많은 코인 투자자들이 국내외 거래소간 차익 거래를 생각해 봤을 터. 하지만 국내에서 해외로 송금할 수 있는 연간 외화 총량이 5만 달러에 불과해 차익 거래는 현실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이런 외화 거래 규제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비교적 완벽에 가까운 차익 거래 시스템을 개발한 젊은 청년이 있다. 청년은 이런 차익 거래가 많아지면 정부가 원하는 김치 프리미엄 축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벤처캐피탈 업계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마이스터 트레이딩(Meister Trading) 박정대(24)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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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대 마이스터 트레이딩(Meister Trading) 대표.

"우리가 개발한 자동 알고리즘 시스템은 전세계 9개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가장 싼 코인을 찾는다. 가격이 가장 싼 A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와 가장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G거래소로 송금해 파는 방식이다. 이런 거래가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자동 체결된다."

"단순 아비트라지(arbitrage·차익거래)가 아니라 확률을 활용한 통계적 차익거래다. 통계적으로 일정 확률 이상일때 아비트라지가 이뤄지도록 해놨다. 100% 확실한 게 아니라서 손실이 날 수도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거래소 간 송금이 가능한 코인 전부를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외화를 해외 거래소로 직접 송금할 필요는 없다."

박 대표는 현재 서울대 경영학과 3학년생으로 최근 제대 한 뒤 휴학 기간을 연장했다. 작년 초 금융AI 개발 업체인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 인턴으로 입사했다가 우연히 가상화폐 차익거래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 컴퓨터공학과에 다니던 인턴 동료가 있었다. 그분이 이런 방식의 아비트라지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해줬다. 어떻게 가능한지 물어봤지만 알려주지 않고 회사를 떠났다. 나도 인턴을 마치고 직접 프로그램 개발을 시작했다. 실제 시스템이 작동했다. 이후 동료 세명을 더 모아 만들어둔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을 거쳤다. 합류한 동료 세명은 모두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이다."

가상화폐 차익거래로 적지 않게 돈을 벌었다는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직접 회사를 차렸다. 얼만큼 수익을 냈느냐는 질문에 그는 "알려진 것 보다 많지 않다. 지금 내 나이 수준에서 경제적 자유를 이룬 정도"라며 "돈을 더 벌기 위해 회사를 직접 차린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본격적인 블록체인 관련 사업 구상에 돌입한 단계다.

당장은 가상화폐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가장 싼값으로 코인을 사게 해주는 일종의 브로커리지(brokerage)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우리가 만든 이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코인 가격 워칭이 가능하다"면서 "글로벌 거래소 간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직접 가상화폐 발행(ICO)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가 자사 코인 BNB를 활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스터 트레이딩이 발행한 코인을 활용해 마이스터 트레이딩과 거래하면 수수료를 깎아 주는 방식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최근 가상화폐 폭락으로 코인 시장 참여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었다. 돈을 버는게 목적이 아니라는 말을 여러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가 꿈꾸는 사업의 종착지는 전세계 가상화폐 시세 관련 정보들을 모두 독점해 코인시장의 '블룸버그'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블록체인 서비스다. 코인은 블록체인 산업에서 떼어 낼 수 없는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아직 이 시장에 비효율성이 있어 아비트라지가 유지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점점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우리가 피벗(pivot·중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시세 정보를 다 갖고 있으면서 투자자에게 뿌려줄 수 있는 것을 만들려 한다."

박 대표는 연내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 마이스터 트레이딩 자체 코인을 위해 회사 조직을 확장할 계획이다. 그는 ICO를 위해 "조직 구성원을 늘려 20명 정도 되는 팀을 꾸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말미 "제 2의 이해진, 김택진을 꿈꾼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박정대 마이스터 트레이딩(Meister Trading) 대표

△2012 경기북과학고 졸업
△2012 서울대 입학
△2017.10 마이스터 트레이딩 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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