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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성장세 둔화…한국증권 선전 [퇴직연금시장 제도별 분석]증가율 11.3%…증권업 점유율 상승

최필우 기자공개 2018-02-01 11:10:54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0일 13: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제도의 적립금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연 확대는 계속되고 있지만 성장세가 계속 둔화되면서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DB 비중도 감소하는 추세다. DB 가입 수요가 과거에 비해 줄었고 DC와 IRP로 전환하는 DB 가입자가 늘어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권별로 보면 DB 제도 내 증권업 점유율이 소폭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중위권에 포진한 증권업권 사업자들이 선전한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은 계열사를 등에 업고 DB 적립금 최상위권에 머물렀다.

◇DB 점유율 2.1%p 하락…증권업 비중 1.4%p 증가

30일 더벨이 은행·보험·증권사 등 퇴직연금 사업자 42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DB 적립금은 110조 8905억원이다. DB 적립금은 전년 대비 11.3% (11조 2697억원) 증가했다. DC와 IRP 적립금이 각각 20.2%(6조 8129억원), 30%(3조 7153억원) 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이다.

DB 적립금 증가율 11.3%는 전년 대비 감소한 수치다. 2016년 증가율 15.4% 대비 4.1%포인트 낮아졌다. 2015년 증가율 14.3%와 비교해도 3%포인트 낮다.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DB 적립금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줄어들었다. DB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66.2%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4년 말 70.9%를 기록한 이후 2015년(68.8%), 2016년(68.3%)에 이어 3년 연속 비중이 줄어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DB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B는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에 있었던 퇴직보험과 유사해 높은 비중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대다수 대기업이 가입을 마쳤고 중소기업은 DC 선호도가 높아 기존 가입자들의 적립금 외에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임금피크 구간에 진입한 DB 가입자의 DC 전환, 퇴직한 DB 가입자의 IRP 전환 등도 DB 비중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업권의 점유율이 증가했다. 증권업권의 DB 적립금 규모는 22조 7192억원으로 20.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포인트 증가한 점유율이다. 은행업권 점유율은 42.2%(46조 8267억원)로 0.2%포인트 줄었다. 보험업권은 37.3%(41조 3446억원)로 1.2%포인트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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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증가율 37.7%…삼성생명·현대차증권 '최상위'

사업자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DB 적립금을 7112억원(37.7%) 늘려 규모가 2조 5995억원까지 커졌다. 이는 현대차투자증권에 이어 증권업권 사업자 중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지난 2016년 말 퇴직연금본부를 WM그룹으로 편입시킨 이후 퇴직연금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인력을 꾸준히 늘린 게 적립금 증가에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중위권에 포진한 증권사들의 DB 적립금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삼성증권은 DB 적립금이 3976억원 늘어 증가율 39.3%를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은 각각 증가율 36.7%(3268억원), 29.7%(1867억원)를 기록했다. 적립금 순위 10위인 미래에셋대우의 증가율은 12%(4476억원)였다.

삼성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은 DB 적립금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18조 6669억원으로 DB 적립금 1위 자리를 지켰다. 삼성생명의 DB 적립금은 전년 대비 1조 1112억원(6.3%) 증가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1조 1940억원(14.1%) 늘어난 9조 6675억원으로 2위였다. 삼성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의 DB 적립금 중 계열사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7.4%, 58.4%다.

은행업권은 DB 적립금 순위 3~9위를 휩쓸었다. 신한은행은 한 해 동안 8979억원(11.8%) 늘어난 8조 5015억원을 기록해 3위 자리를 지켰다. KEB하나은행은 7066억원(11.7%) 증가한 6조 7468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3688억원(6%) 느는 데 그친 우리은행을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IBK기업은행은 7999억원(14%) 늘어난 6조 5297억원으로 우리은행과 격차를 좁혔다. 이어 NH농협은행(6957억원), KDB산업은행(5204억원), KB국민은행(4705억원) 순으로 적립금 증가폭이 컸다.

KDB생명 DB 적립금은 378억원으로 작년 한 해 동안 1568억원 감소했다. 이는 전체 사업자중 가장 큰 감소폭이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206억원), 동부생명(-76억원), 유안타증권(-3억원)도 DB 적립금이 줄어들었다.

DB는 지난 1년 수익률 1.48%(단순 평균)를 기록해 DC(3.02%)와 IRP(2.46%)에 비해 낮았다. 적립금 대부분인 약 97%가 원리금보장 상품에 쏠려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사업자는 신영증권이었다. 신영증권은 DB 1년 수익률 2.99%를 기록했다. 다만 적립금 규모가 23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DB 적립금 상위 10개사 중에서는 삼성생명과 현대차투자증권이 1.85%를 기록해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가장 수익률이 낮았던 사업자는 1.18%를 기록한 IBK기업은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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