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01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MM인베스트먼트가 역발상 투자로 잭팟을 터뜨렸다. 다른 벤처캐피탈이 모두 지분을 매각하는 시기에 카버코리아에 재투자해 제대로 성공시켰다. 1년 6개월만에 내부수익률(IRR) 245%, 투자이익률(ROI) 423%를 각각 달성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투자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아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심사역과 투자심의위원회의 판단이 주효했다.

카버코리아는 지난 2016년 미국계 사모펀드(PE) 운용사인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가 구성한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컨소시엄에 매각됐다. 지분 60.39%와 경영권을 약 43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국내 벤처캐피탈들은 투자하고 있던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사업은 나쁘지 않았지만 대주주 지분과 관련한 구주거래를 놓고 잡음이 발생해 기업공개(IPO)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PEF가 지분매입에 나서면서 매각 기회를 얻었다.

미래에셋벤처투자, 대경창업투자 등이 각각 30억원과 10억원을 투자해 10배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IMM인베스트먼트도 50억원을 투자해 약 8개월만에 30%의 ROI를 달성했다.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 역시 지분 매각에 동참해 수익을 올렸다.

어느 누구도 재투자를 생각하지는 않는 시점이었다. 기업가치 1000억원 밑에서 투자를 했었던 투자자들이 많아 약 6000억원에 재투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IMM인베스트먼트는 이 같은 상황이 되레 기회라고 판단했다. PEF 운용사가 카버코리아를 선택한 만큼 향후 3~4년내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점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경영권을 인수한 바이아웃 PEF의 선구안을 믿고 25억 6000만원을 과감하게 재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IMM인베스트먼트 또한 PE투자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진이나 투심위 구성원의 이해를 얻기가 수월했다.

마침 세컨더리1호 조합(결성총액 253억원)을 신규결성해 투자재원도 넉넉했다. 다행히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베인캐피탈과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글로벌생활용품회사인 유니레버에 카버코리아 경영권과 지분을 약 3조 600억원에 매각키로 하면서 잔여 지분 투자자들도 비슷한 가격에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실제로 유니레버는 카버코리아 창업자인 이상록 대표 지분 35%를 포함해 총 95.39%를 매입하면서 잔여지분 투자자들에게 강제매수청구권(스퀴즈아웃)을 행사했다. IMM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지분 매각에 동참했다.

수익은 최초투자보다 더 좋았다. 재투자에 나설 당시보다 기업가치가 5배가량 상승해 134억원을 회수했다. ROI는 1년6개월만에 423%를, IRR은 245%를 기록했다.

IMM인베스트먼트 이승환 상무는 "최초 투자이후 재투자를 결정하기 어려웠지만 PEF가 경영권을 인수한 만큼 3~4년내에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며 "경영진이나 심사역들 모두 PEF에 대한 이해가 높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승환 상무는 세컨더리1호조합의 대표펀드매니저로 카버코리아의 최초투자부터 재투자까지 모두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