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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산업, '현대·기아차' 의존 쏠림 발목 잡히나 '매출 비중 91%' 전략수립 걸림돌...단가인하 압력 '수익 개선' 한계

강철 기자공개 2018-02-05 08:02:47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2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진산업은 현대·기아차에 각종 차제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다.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2016년 경주시 구어공단에 신규 공장을 건립한 것은 현대·기아차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그러나 이 같은 높은 의존도는 수익성 안정 측면에서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투자, 신차 출시 등에 크게 좌우된다. 관행처럼 돼 버린 단가 인하 압력은 아진산업의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 91%…추가 수요 대응 '구어공장' 건립

아진산업은 대구·경북 지역에 기반을 둔 자동차용 부품 제조사다. FLOOR, MOVING, SIDE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한다. 오랜 기간 소형 부품을 주로 양산했으나 2013년 경산 2공장을 완공한 이후로는 중대형 물량의 비중이 높아졌다.

최대 매출처는 현대·기아차다. 아진산업, 미국 'JOON', 중국 강소아진기차배건유한공사 등 주요 계열사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91%에 달한다. 아진산업의 100% 자회사인 JOON의 경우 최근 아반떼 AD 대물부품, 산타페 무빙부품까지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 같은 현대·기아차와 안정적인 거래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2700억원 수준이던 연간 매출액은 2016년 5000억원을 넘어섰다. 해외 각지에 생산 거점을 설립한 결과 10개였던 계열사 수도 21개로 증가했다.

아진산업은 2016년 경북 경주시 구어공단에 신규 공장을 지었다. 늘어나는 현대·기아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였다. 추가로 이뤄지고 있는 신제품 라인 증설을 포함한 총 투자 규모는 600억~700억원이다. 다음달 들어오는 유상증자 납입금 367억원은 대부분 구어공장 증설에 사용할 방침이다.

아진산업 측은 "현대차그룹의 1차 협력사이며 이를 토대로 오랜 기간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며 "높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향후 거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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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인하 압박 '수익성 개선' 한계…독자 전략 수립 불가능

매출액 신장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3년 21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4년 265억원, 2015년 337억원, 2016년 388억원으로 늘었다. 388억원은 아진산업이 설립된 1978년 이래 최대치다.

하지만 영업이익률, 순이익률 등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떨어지고 있다. 2015년 10%까지 상승한 영업이익률은 구어공장이 지어진 2016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다. 2017년 3분기는 5.4%까지 떨어졌다. 5.4%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다.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역대 최저 수준인 1.2%로 하락했다.

수익성 저하는 현금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에서 유입된 현금은 401억원으로 투자비로 지출된 663억원보다 작았다. 아진산업은 현금흐름을 선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최근 2~3년 사이 금융권 차입을 늘렸다. 그 결과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2704억 원으로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의 납품단가 인하 압력이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요인이다. 인력 확충, 증설 등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고정비가 크게 늘었으나 이를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급여, 감가상각비의 변동폭이 큰 탓에 매출액은 감소함에도 판관비는 증가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단가 인하 압박은 아진산업을 비롯한 국내 자동차 부품사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완성차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매출 구조 때문에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사실상 완성차 메이커에 종속되는 관계라 자체적으로 수익성 개선 전략을 짜는 것도 불가능하다.

압력은 현대·기아차의 판매 부진이 고착된 최근 들어 더욱 거세제고 있다. 2015년 800만대를 돌파했던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장기 파업, 한·중 관계 악화 등의 여파로 지난해 725만대까지 감소했다. 그 결과 2017년 영업이익이 2016년보다 2조4000억원 가량 줄었다. 협력사들에게 계속 단가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진산업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핫스탬핑(hot stamping) 부품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는 코나, 제네시스 G70 등 새로운 차종의 차제도 생산한다. 이 같은 생산 효율화가 원활하게 이뤄질 시 올해 실적은 소폭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올해도 현대·기아차의 판매 전망이 밝지 않은 점은 큰 걸림돌이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 전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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