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조 만기' 삼성그룹, 공모채 발행 탄력? [이재용 경영복귀]직접적 영향 미미, 조달여건 제고 '긍정적'…차환 중심 발행 늘 듯
김시목 기자공개 2018-02-07 15:23:08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6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회사채 이슈어들의 주춤한 행보가 이재용 부회장 복귀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당장은 복귀 자체가 공모채 발행 계획에 주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슈어 감소 등 발행 니즈 축소에 따른 순상환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오너 변수가 줄어든 만큼 계열사들의 조달 여건은 제고될 것이란 평가다.만기채를 중심으로 한 차환 발행도 전보다는 늘어날 전망이다.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올해 1조 7700억 원 규모 공모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실질적 지주사인 삼성물산이 87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호텔신라와 삼성SDI가 각각 2000억 원씩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삼성중공업은 5000억 원 가량을 상환해야 한다.
삼성 이슈어들은 이 부회장 재판결과를 떠나 연초부터 줄곧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상반기 만기 예정인 삼성물산, 호텔신라 등을 중심으로 조달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만기에 대응할 예정이다.
IB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가 계열사들의 회사채 러시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구속수감 당시에도 주요 계열사들의 경우 조달에 나선 바 있기도 했고, 그 자체가 회사채 투자자 모집에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물산과 호텔신라는 지난해 이 부회장의 구속 중에 공모채 시장을 찾아 자금을 마련해갔다. 특히 그룹 2000억 원 가량을 공모액으로 제시한 결과 총 64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국내외 금리인상 탓에 금리변동성이 급등했지만 넉넉히 수요를 모았다.
오히려 삼성그룹의 회사채 조달은 이슈어 감소(제일모직, 에버랜드 등 합병), 계열사 매각(방산사업 한화 매각) 등이 근원적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또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삼성물산이 과거 대비 투자지출을 줄이면서 자금니즈가 크지 않은 점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경영 최일선의 오너가 복귀한 점 자체가 공모 성패를 좌우하진 못해도 청약 규모나 금리 면에서 예전보다 한층 나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발행에 나서는 기업 입장에서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변수가 하나라도 있는 것보다 없는 게 낫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이 부회장 복귀가 계열사 공모채 러시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제한된 특별한 자금니즈가 없기 때문에 발행을 최소화하는 것일 뿐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오너 복귀 뒤엔 청약 결과가 더 우호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 형사 13부는 5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이 무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대폭 감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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