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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정 시작, 한국물 발행사 긴장 주요 증시 폭락, 채권 금리 급등…설연휴·135일룰 겹쳐 빠른 발행 시급

이길용 기자공개 2018-02-08 10:11:4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6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맞으면서 이번주(2월 5~9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윈도우(Window)를 확보한 예비 한국물(Korean Paper·KP) 발행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촉발된 증시 조정이라 채권 발행도 수월하지 않은 상황이다. 설날 연휴와 135일룰(Rule)이 겹쳐 있어 발행을 빠르게 마무리지어야 하지만 시장 안정이 지체된다면 발행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구은행과 대한항공은 각각 2월 5~6일, 7~8일 윈도우를 확보했다. 대구은행은 5~6일 이틀 간 프라이싱(Pricing) 여부를 고민했지만 시장 상황 때문에 딜을 개시하지 못했다. 오는 7일 대구은행은 재차 유로본드(RegS) 발행 타이밍을 본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8일 장 개시 전 지난해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곧바로 투자자 모집을 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미국으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증시 조정이 대구은행과 대한항공의 발행 계획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주 말 미국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개선된 수치를 보이면서 임금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됐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 올해 4차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주에만 1100포인트가 하락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는 6일 새벽(현지시간) 4.6% 하락한 2만 4345.75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만에 낙폭이 1175.21포인트에 달했다. 일본 니케이225는 전일보다 4.96% 하락한 2만 1557.13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들보다 낙폭은 작지만 글로벌 증시가 조정되는 과정이라 한국물 발행사들이 섣불리 딜을 개시하기에는 부담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채권 금리도 급등하는 추세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10T)는 6일 2.7%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채권 금리 상승이라는 악재를 맞은 대구은행과 대한항공은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고 딜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발행사는 이번주 내로 딜을 마무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4일부터는 설 연휴가 예정돼 있어 다음주에는 투자자 모집을 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지난해 9월 말 재무제표 기준으로 적용한 135일룰이 다음주에 끝나기 때문에 이번주 안으로 투자자 모집을 완료하지 못하면 딜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135일룰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에 반영되는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 시한을 135일로 못박은 규정이다. 135일은 프라이싱이 아니라 납입일을 기준으로 삼는다.

135일룰을 지키지 못하는 발행사는 2017년 결산 재무제표를 가지고 새로 딜을 추진해야 한다. 이럴 경우 회계 결산자료가 나오는 3월 이후 서류를 업데이트하고 새로 투자자와 접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5년 만에 한국물 시장에 복귀하는 대구은행과 처음으로 선순위 유로본드를 발행하는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보다 주요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어 아시아 시장에서는 쉽게 채권 딜을 추진하는 곳이 거의 없다"며 "증시와 채권 시장 모두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야 대구은행과 대한항공이 투자자 모집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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