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日등기임원 유지할까 '이사회 반응 촉각' [롯데 비상경영]'실형 선고' 롯데홀딩스 공동대표 유지 안갯속, 한국 지배 기반에도 영향
박상희 기자공개 2018-02-14 08:07:28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3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뇌물 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일본 롯데홀딩스 등기이사직 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실형 선고로 한국 롯데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 자리가 사실상 위태롭게 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이사회를 장악한 핵심 임원들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12일 하남 체육시설 건립을 위해 케이(K)스포츠 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출연한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국내 재계 총수는 통상적으로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 전까지 주요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유지해왔다. 신 회장 역시 항소심을 거쳐 최종 선고 전까지는 등기이사 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대법 판결 전까지는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죄가 없기 때문에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할 이유가 없다"면서 "더구나 등기이사직은 '책임경영'과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재판 중에 쉽게 내려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현재 롯데지주를 비롯해 호텔롯데,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8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핵심은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지주사인 롯데지주다.
상법상 주주총회는 이사의 선임권과 해임권을 갖는다. 경영능력에 대한 신뢰가 상실됐다고 판단한 경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통해 이사에 대한 해임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국내보다 이 같은 규정을 더욱 깐깐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의 1심 실형을 빌미로 일본 측 핵심 인사들이 등기이사직 사임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는 10.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이다. 그밖에 친인척,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등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했다. 일본롯데 지분도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LOTTE CO.,LTD)(2.3%), L제2투자회사(1.4%), L제12투자회사(0.7%) 등이 롯데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 지분 8.9%를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 최대주주도 일본 롯데다. 결과적으로 일본롯데는 롯데지주 지분 약 15%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일본에서는 통상적으로 CEO 등 경영진이 실형을 받을 경우 경영일선에서 배제된다. 지난해 신 회장이 경영비리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을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던 것도 이 때문이다.
경영 비리 재판에 이어 국정농단에 연루된 뇌물공여 재판에서 실형을 받으면서 신 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선고 이후 바로 구속 수감돼 신 회장이 직접 일본을 찾아 주주를 설득할 수도 없다. 일본 주주 반대로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되면 롯데지주 등기이사직 유지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
신 회장에게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이 중요한 이유는 불안정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30% 가까이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의 최대주주(지분율 50%+1주) 이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다시 촉발될 수 있다.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 지분율이 미미한 상황에서 등기임원 자리마저 내놓을 경우 일본은 물론 한국 롯데 지배 기반 마저 위태롭게 된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투자회사 LSI(10.7%), 임원지주회(6.0%), 신동주 전 부회장(1.6%), 신동빈 회장(1.4%). 신격호 총괄회장(0.4%) 등이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롯데지주 등 주요 게열사 등기이사직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판결과 관련해서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측 핵심임원들과 신 전 부회장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을 갖고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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