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中오포' 포스트 애플 역할 하나 중국 OLED폰 1위, 고스펙 패널 주문...중가·경쟁사로 확장 가능성
이경주 기자공개 2018-02-19 15:07:27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4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oppo)가 삼성디스플레이 핵심 고객사로 부상하고 있다. 오포는 2년 전부터 삼성디스플레이 중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을 쓰다 올해부턴 고가 OLED패널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고가폰의 무덤이라 여겨지던 중국에서도 프리미엄 시장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는 신호다.삼성디스플레이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애플을 OLED패널 고객사로 유치하는데 성공해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지만 그 이후가 고민이었다. 애플이 자사 모델에 OLED패널을 100% 탑재하는 순간이 오면 삼성디스플레이 성장도 멈춘다. 더욱이 애플은 LG디스플레이 등으로 OLED패널 공급사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중국에선 OLED 시장이 이제 개화기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고객사 오포가 선봉에 서서 OLED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시장에서 애플 이후의 성장동력을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적 개선효과는 제한적…단기보단 중장기 기대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오포는 이달 초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올 하반기 플래그십 신작 R13(가칭)에 필요한 6.4인치 OLED패널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패널엔 중국산 최초로 디스플레이용 RF-PCB(경연성인쇄회로기판)가 탑재된다는 점에서 큰 폭의 스펙향상이 전망된다.
업계는 오포가 패널 종류를 기존 리지드(평평한)에서 플렉서블(휘어지는)로 바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플렉서블 패널은 디자인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글로벌 양대 고가폰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주력 모델에 적용하고 있다. 아이폰X의 M자탈모형 디자인이나 갤럭시 스마트폰의 엣지 디자인이 대표적이다.
오포의 OLED 스펙 상향은 당장엔 삼성디스플레이 단기 실적개선에만 일부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오포 주문량이 삼성전자나 애플에 비해선 크게 적기 때문이다. 최고가인 플렉서블 OLED패널만 따지면 삼성전자는 연간 주문량이 5000~6000만 대 수준이다. 갤럭시S 시리즈(4000~5000만 대)와 노트(1000만 대) 수요를 합한 수치다. 애플 주문량은 아이폰X의 경우 연간 1억 대였다. 다만 아이폰X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최근 7000만 대로 조정됐다.
이와 비교하면 오포 연간 주문량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R9을 기준으로 해도 1700만 대에 그친다. R9은 삼성디스플레이 OLED패널을 최초로 적용한 모델이다. 오포는 이번에 적용 모델 확대가 아닌 스펙상향만 진행했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도 납품단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증대 정도만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중장기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업계는 오포의 OLED패널 전략 강화가 중국내에서 OLED패널 수요를 확산 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오포는 중국 내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성장을 이룬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공요인 중 하나가 OLED패널 채택이었다. 이번 스펙상향으로 선두지휘를 굳히려 한다. 그간 비싸다는 이유로 적극적이지 않았던 경쟁사들도 OLED패널 수급에 속도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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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포 OLED로 중국시장 석권…시장 확대 촉매제 역할
오포는 2008년 스마트폰 제조를 시작해 8년 만인 2016년 글로벌 탑 5안에 진입했다. 중국내에선 전통강자 화웨이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 스마트폰 점유율은 화웨이가 19%로 1위이며, 오포는 18%로 근소한 차이로 2위다.
오포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중국에서 저가폰 전략만 고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금 비싸도 경쟁사 대비 나은 제품을 추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 OLED패널 채택이 그 전략의 일환이다.
오포는 2016년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R9에 OLED패널을 최초로 적용했다. R9은 중국 단일 모델 판매량 1위(1700만 대)를 기록하며 중국 플래그십 최고 모델로 떠올랐다. 지난해 출시한 OLED폰 R11도 오포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오포는 R11효과로 일시적으로 화웨이를 꺾고 중국 점유율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오포의 성공은 경쟁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스마트폰 최대시장인 중국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역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프리미엄 시장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 오포 경쟁사들도 OLED 도입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오포 자체 OLED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R9, R11은 중가형 리지드 OLED패널이 탑재됐다. 오포가 올 가을 출시예정인 R13에 플렉서블 패널을 쓰게 되면 중가라인업은 리지드 OLED패널 적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오포를 제외한 화웨이나 샤오미 등은 고사양 OLED폰을 내놓긴 했지만 소량생산에만 그치고 주력모델엔 여전히 LCD를 썼다"며 "중국 시장도 역성장 기로에서 이제 OLED로의 체제전환을 서둘러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시장을 주시하면서 증설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OLED패널은 천안 A1공장, 아산 A2, A3에서 만들고 있다. 이중 A3는 6세대이고 A1은 4.5세대, A2는 5.5세대다. 애플용 플렉서블 패널 물량은 대부분 A3에서 생산되고 있다. A1, A2는 삼성전자와 오포용 리지드와 삼성전자용 플렉서블 OLED를 만든다.
중국 수요가 확대될 경우 현재 LCD에서 OLED로 전환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아산 L7-1(A4. 가칭)라인이나 기초공사를 진행중인 아산 신공장 A5(가칭)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A5의 경우 최근 아이폰X 판매량 감소 등 시장변화로 아직 투자규모를 확정지은 상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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