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한화손보, '한 발 빠른' 계정 재분류 '만기→매도→만기'로 분류…'3년 룰' 절묘하게 피한 타이밍
신수아 기자공개 2018-03-06 10:13:1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6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 보험 계열사의 '한 발 빠른' 계정 재분류 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가속화될 당시 보유 채권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던 한화생명보험(이하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하 한화손보)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자 다시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보유 채권을 재분류, 금리 민감도를 대폭 낮췄다.최근 한화손보는 2조2000억원 규모의 보유 채권을 매도가능금융자산에서 만기보유증권으로 계정 재분류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손보가 보유한 국내외 채권은 3조8800억 원 규모로, 이 가운데 약 60%가 재분류됐다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하면서 만기까지 보유할 증권(만기보유금융자산)과 중도에서 매각할 증권(매도가능금융자산)을 구분한다. 만기보유증권은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해 변동성이 적으나, 매도가능증권은 분기별로 시장가치를 따져 평가이익이나 손실이 자본에 즉각 반영된다. 특히 금리인상기 채권을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평가손실이 불가피해진다. 이번 계정 재분류는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를 대비하는 선작업인 셈이다.
한화손보가 이번에 계정 재분류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은 '3 회계연도 룰'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시 분류시점을 포함해 3 회계연도 동안 만기보유금융자산을 쌓지 못한다. 만약 2014년에 계정 재분류에 나섰다면 2016년부터 재분류가 가능하고, 2015년에 나섰다면 2017년부터 가능한 셈이다.
한화손보는 지난 2015년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분류됐던 채권 전량은 매도가능금융증권으로 옮겼다. 당시 한화손보는 1조7427억 원에 달하는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다. 재분류로 인해 1조7427억 원의 만기보유금융자산은 2549억 원이 증가한 1조9975억 원의 매도가능증권으로 회계처리됐고, 한화손보는 법인세 등을 차감하고도 1500억 원 가량의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이는 지급여력금액 증가로 이어졌고, 당시 한화손보의 RBC비율은 32.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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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맏형 한화생명 역시 절묘한 타이밍에 계정 재분류를 단행하며 '금리 리스크'를 피해갔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11월 15조7000억 원 규모의 만기보유금융자산을 매도가능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고, RBC비율을 50%포인트 이상 끌어 올렸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던 시기 한 발 앞서 계정 재분류를 통해 건정성 지표를 높인 셈이다.
2014년 계정 재분류가 이뤄진 만큼 3년 후인 2017년부터 다시 만기보유금융자산을 쌓을 수 있었다. 이는 또 다시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는 시점과 맞물려 절묘한 결과를 빚어냈다. 2016년 말 금리가 점차 상승하면서 한화생명은 약 4000억원에 가까운 채권평가손실이 발행하던 터였다. 3년 룰을 피한 한화생명은 27조원 규모의 채권을 다시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재분류했고 채권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있었다.
한 발 빠른 절묘한 타이밍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자본확충 효과를 누리다가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 금리변동 리스크가 없는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자산을 다시 재분류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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