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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유동성 확보 시급…차환 불가피 [영구채 콜옵션 만기 폭탄]두산밥캣 지분 인수 부담 상당…조기 상환 후 재발행 가능성

이길용 기자공개 2018-03-16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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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과 2015년, 국내 대기업들은 재무개선을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대거 발행했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았지만, '콜옵션'에 붙은 스텝업 조항은 경제적 실질을 '부채'로 돌려놓았다. 2018년 콜옵션 만기가 대거 도래한다. 평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상환이나 차환이 불가피하지만,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다. 대규모 영구채 상환 부담에 휩싸인 기업의 대처법을 진단해 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4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탈원전 이슈로 어려움을 겪었던 두산중공업의 경우 올해도 유동성 측면에서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내야 할 전망이다. 자금 소요가 많아 조달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두산건설 상환전환우선주(RCPS) 정산, 두산건설 분당토지 인수 등 자회사 지원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5년 영국 자회사를 통해 영구채를 발행했던 두산중공업은 콜옵션을 행사한 뒤 영구채를 새로 발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실질적인 차환 발행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 2015년 11월 두산중공업 영국 자회사 두산파워시스템(Doosan Power Systems S.A.,)은 3억달러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했다. 이 채권은 수출입은행이 보증을 제공했으며 주관사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 스탠다드차타드(SC)가 선정됐다.

당시 발행한 영구채의 만기는 30년이며 발행 시점으로부터 3년 뒤 발행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포함됐다. 금리는 수출입은행 크레딧이 반영돼 2.5%로 반영됐으며 스텝업(Step-Up)은 130bp로 설정됐다.

두산중공업은 2015년 당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영구채를 발행했다. 100% 자회사인 두산파워시스템을 주체로 영구채를 발행하면서 당시 12%포인트의 부채비율을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영구채는 회계기준 상으로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콜옵션 행사 시점이 5년 미만이고 스텝업 조건이 붙어 있어 신용평가사들의 기준으로는 자본성을 백프로 인정받기 힘들다.

수출입은행을 끼고 영구채를 발행한지 3년이 됐지만 두산중공업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탈원전으로 정부 에너지 정책이 전환되면서 두산중공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4조 5236억원의 매출액과 92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두산중공업은 1097억원의 순손실을 입으면서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외형 기준으로는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원전 관련 수주가 줄면서 향후 수익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을 이루지 못한 상황에서 자회사에 대한 지원 부담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두산엔진은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분할해 투자회사를 두산중공업이 신주 발행을 통해 합병하면서 자금 유출 없이 두산밥캣 지분을 다시 가지고 왔다. 하지만 2016년 발행했던 4000억원 규모의 두산건설 RCPS에 대한 정산이 필요하고 두산건설 분당토지와 두산큐벡스 지분 인수 등으로 자금 유출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헤에는 분당센터 신축사업을 위한 디비씨 출자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사용했고 두산인프라코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를 위해서도 570억원을 투입했다.

두산중공업은 오는 11월 영구채 콜옵션 행사 시점에 조기상환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옵션을 거부하면 영구채를 보증을 제공했던 수출입은행이 떠안아야하고 담보로 제공했던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4%와 두산엔진 42.66%가 수출입은행에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룹의 지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영구채 콜옵션 행사는 필수적이다.

다만 두산중공업의 국내 신용등급이 BBB+까지 떨어졌고 신용도가 반등할 만한 기미가 보이지 않아 원화채권 시장에서 영구채 발행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외화 시장에서 영구채 발행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크레딧을 보강하기 위해서는 국책은행이나 시중은행들의 보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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