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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램프 1위' 에스엘, 해외 성장기반 '위태' [車부품사 경영진단]①성장지속 SL 아메리카 매출 급감…中·유럽 2014년 이후 감소

김현동 기자공개 2018-03-16 08:11:00

[편집자주]

자동차 업계 판매 부진으로 부품사들의 경영 상황도 어려워졌다.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재무구조도 위협받기 시작했다. 일부 부품사들은 매출처 다변화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완성차 의존적인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부품사들의 경영 현황과 생존을 위한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4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엘의 해외 영업기반이 잠식되고 있다. 1조원을 웃돌던 해외법인의 매출 규모는 8000억원대로 급락했다. 현대·기아차와 GM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에서 완성차 판매가 부진하면 동반 추락의 위험을 안고 있는 셈이다.

1968년 설립된 에스엘은 헤드램프 시장에서 국내 최고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곳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했다. 현대·기아차와 GM 등이 주요 고객이다. 포드에는 샤시 부품을 공급한다.

2002년 중국자동차 부품시장에 진출해 상해삼립, 북경 삼립, 동풍삼립, SL연대 등을 가동하고 있다. 2012년 5월에는 상해관리유한공사를 설립했고, 2017년 8월에는 중국 중경지역에 '중경진천삼립차등유한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2012년 8월 폴란드에 SL 폴란드 법인을 설립해 유럽 현대·기아차, 포드 등에 샤시부품인 자동차 페달, 쉬프트 레버를 공급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에스엘의 매출 규모는 이미 2012년 1조원을 넘어섰다. 2016년에는 매출 규모가 약 1조6200억원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4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00억원 급감했다.

성장세가 멈춘 것은 해외 현지법인의 실적 악화 때문이다. 에스엘의 매출 비중을 보면 해외 현지법인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16년에는 해외 법인의 매출 비중이 66%에 이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해외법인 실적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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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에스엘 감사보고서

그런데 2014년을 기점으로 해외 법인의 성장이 정체 상태다. 대표적인 곳은 SL 폴란드 법인이다. 2014년 800억원을 넘던 SL폴란드 법인의 매출액은 2015년 약 450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SL폴란드 법인 매출이 크게 줄어든 원인은 현대모비스 때문이다. 현대모비스가 체코 현지에 램프 공장을 지어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공급키로 하면서 에스엘의 역할이 끝나 버렸다. SL폴란드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GM이 오펠을 PSA에 매각하면서 영업기반이 사라졌다. 에스엘은 PSA와 거래 관계가 전무한 상태다.

중국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상해관리유한공사의 매출액은 2014년 114억원에서 다음 해 63억원으로 절반 규모로 축소됐다. 삼립(연태)차등유한공사 등을 포함한 에스엘아시아태평양지주회사의 매출액은 2014년 175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부진이 이어지면서 에스엘도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그나마 최근 길리기차로부터 부품 수주에 성공해 내후년쯤에는 양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법인 중 가장 큰 매출액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던 SL 아메리카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SL 아메리카 매출액은 2016년 7258억원까지 늘어났지만 지난해에는 약 5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에스엘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북미시장 판매가 줄고 GM의 재고조정 등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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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에스엘 연결감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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