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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6070세대 소비원칙 'SPPS Up' [WM라운지]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CFP)공개 2018-03-21 08:36:1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9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필자가 퇴직예정자 교육에 강사로 참여했을 때의 일이다. 강의장에 들어서니 벽면에 걸려 있는 'YOLO'라는 문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지금의 행복을 위해 소비하려는 2030세대의 자조적인 의미가 담긴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하는 말이다. 'YOLO'가 6070세대에도 낯설지 않은 이유는 이들도 더이상 희생을 강요당하기만 하는 세대가 아니어서는 아닐까.

이처럼 6070세대도 과거와 다른 삶을 위해 직장과 일에서 떠나 새로운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액티브시니어들이 '소비의 반란'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과거에는 부모가 재산을 어느 정도 자식에게 남겨주고 떠나는 것이 인지상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은퇴시기가 빨라지고 있어 노후를 자식에게 기대지 않고 당당하게 보낼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또한 모아둔 재산을 현명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6070 액티브시니어 세대가 늘어나고 있다. 6070세대들이 똑똑하게 쓰면서도 존경받을 수 있는 소비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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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성비를 추구하되 초과 지출은 경계하라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도 소위 '코스파 세대'라는 말이 유행했다. 코스파는 비용(cost)과 효과(performance)를 합친 말로 '가성비를 좇는 세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버블붕괴의 여파로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2030세대가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효과가 큰 상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등장한 말이다. 우리나라도 구조적 저성장기가 고착화되면서 가성비를 따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는 '싼게 비지떡'이 아니라 '싸면서 맛있는 떡'을 찾아 발품을 아끼지 않는 소비행동이다. 이런 점에서 가성비 추구소비는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상품을 찾는 현명한 소비형태다. 하지만 가성비에 입각한 소비에도 함정이 존재한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가령 5070세대가 어떤 상품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가정해보자.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그 물건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사용 후기를 꼼꼼히 체크하고 상품의 가격과 기능, 특징 등을 따져본 후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가성비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다른 사람들의 사용경험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품 사용 후기를 계속해서 보다보면 가격대비 조금 더 좋은 성능을 찾게 되고 결국에는 애초에 내가 계획한 수준을 벗어난 지출을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필요하지 상품을 구매하게 될 수 있다는 얘기다.

# 내가 행복하고 가치 있는(valuable) 소비에 집중하라

남은여생 아끼지 말고 '다 쓰고 죽자'는 의미의 '쓰죽회'가 최근 화제다. 소규모 지인들과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고 공유하는 작은 동호회 성격이지만 여행 뿐 아니라 봉사, 재능기부활동을 통해 노년을 보내려는 6070세대들의 커뮤니티로 볼 수 있다. 노년에 자식에게 의존하지 않고 모은 재산으로 당당하게 가치 있는 노후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담겨져 있는 활동으로 보여 진다.

그렇다면 6070세대에게 가치 있는 노후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삶의 가치를 이야기할 때 등장하는 단어는 행복이다. 그렇다면 '6070세대에게 노년의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다시 귀결될 수 있다. 어느 언론인이 '행복은 지금 저축하고 나중에 꺼내어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6070세대는 과거 직장 일을 하면서 행복을 미루어 두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미래를 위해 행복을 저축할 시간이 없을지 모른다. 6070세대가 지금 행복을 누리고 소비한다고 해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떻게 소비하는 것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소비일까? 일본 고령 시니어세대들의 소비트렌드를 살펴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사까모토 세쓰오는 '2020 시니어 트렌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선 일본 고령 시니어세대들은 50대부터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를 가꾸는 소비를 점차 늘려 간다. 또한 건강유지 및 관리 분야의 소비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노화로 인해 신체기능이 저하되자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하기 위해 건강예방과 관련된 상품 및 서비스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수준 높은 노년의 삶을 위해 문화생활에 대한 지출도 아끼지 않는다. 시간과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새로운 즐기는 문화형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일본 단카이세대(1947~1949)다. 이들은 음악, 공연, 미술을 관람하면서 멋을 내고 비싸더라도 맛있는 레스토랑에서 친구나 배우자와 식사를 즐긴다.

이 세가지를 요약하면 일본 고령시니어들은 자신을 가꾸는데 게을리 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하며 즐겁게 사는데 지출을 마다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르지 않은가? 일본 고령시니어 세대들의 소비현상을 통해 우리나라 6070 액티브 시니어 세대가 행복하고 가치 있는 소비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고령층 소비트렌드




# 존경받는 소비원칙(SPPS Up)

6070세대에게 잘 쓰는 것도 잘 버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은퇴재무설계의 한 방법이다. 하지만 아껴 쓰고 저축하기만 했던 6070세대가 이제 와서 잘 쓰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 인생후반기를 맞이한 6070세대가 가족, 동료, 친지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면 돈을 잘 써야 한다. 인품과 지적매력만으로 존경받기에는 2% 부족하다. 이 2%를 채우기 위해서는 돈 쓰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존경받는 돈 쓰는 방법을 한마디로 말하면 'SPPS Up 소비원칙'을 실천하는 것이다. 앞의 SP는 '입은 닫고(Shut Up), 지갑은 열라(Pay Up)'는 원칙이다. 나이 들어 잔소리가 늘면 기피대상 인물이 되기 쉽다. 반대로 말없이 조용히 지갑을 여는 시니어는 환영받는 사람이 된다. 이것이 쌓이면 그에 대한 존경심이 올라가지 않을까?

뒤의 PS는 '잘 놀고(Play Up), 잘 쓰자(Spend Up)' 는 원칙을 말한다. '잘 쓰자(Spend Up)'의 의미는 돈을 흥청망청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써야 할 곳, 즉 자신의 행복한 삶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에 맘껏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떠나는 것'이라는 말처럼 '잘 놀고 잘 쓰는 것'이야 말로 6070세대가 존경받는 노년을 맞이하는 바람직한 소비행동이라 할 수 있다.


김태우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국제공인 재무설계사(CFP)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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