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2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에 '10년 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전 세계 통신사들이 2019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내걸면서 네트워크 장비업계도 호재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얼마 전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만난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판을 흔들 기회가 드디어 찾아왔다는 것이다.
삼성 네트워크사업부는 3G 당시 기술 대응이 늦어 아예 글로벌 장비업체와 겨뤄보지 못했다. 4G 때는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하다보니 선두주자들이 쥐고 있던 주도권을 뺏기 버거웠다. 그러는 사이 실적은 바닥으로 향했다.
삼성전자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며 비주력 사업을 매각하던 2014년, 네트워크사업부는 단연 정리해야 할 부서로 꼽혔다. 실제로 IB업계에서는 삼성이 네트워크사업부 매각을 위해 영국 에릭슨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김영기 사장은 기술 선점과 수주 확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했다고 한다. 4G 시절 치열한 연구개발을 통해 경쟁사보다 먼저 기술을 준비하고도 3G 때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해 입찰 경쟁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본 경험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다.
권토중래. 김 사장은 5G 주도권을 잡기 위해 4G 고객사 확보에 집중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인도에 10만 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제공한 게 그 시작점이다. 지난해에만 1억 명 이상의 4G 가입자를 유치했다.
아직은 그 노력과 성과가 전달되지 못한 모양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올인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사 CEO들은 MWC 현장에서 삼성 대신 중국 화웨이 만나기에 힘을 쏟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화웨이가 삼성을 앞선다고 평가했다. 과거 착한 가격에 화웨이를 찾았다면 이제 앞선 기술력 덕에 찾는다는 것이다.
진검승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국제표준화단체 3GPP가 오는 6월 5G SA 표준화를 완료하면 그야말로 시장이 열린다.
낙관적인 점은 김 사장이 삼성에서 한 번 더 기대를 걸어볼 만한 인물이란 것이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와이브로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도해 2013년 사장 승진자 중 가장 젊은 나이(51세)에 현직에 오른 그다. 최근 실적 악화로 사장 교체설, 사업 매각설까지 듣던 설움을 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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