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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기종 경쟁, 자금수지 불균형 키웠다 [아시아나항공 유동성 점검]영업현금 훌쩍 넘은 투자지출…A380 도입 등 기초체력 벗어나

양정우 기자공개 2018-03-28 13:31:15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7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수년 동안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공격적인 투자지출을 멈추지 않았다. 캐시플로우를 감안하지 않고 슈퍼점보기 'A380'를 도입하는 데 속도를 냈다. 4년 동안 지출한 금액만 2조를 넘어섰지만 투자 대비 실익은 크지 않았다. 대한항공보다 펀더멘털이 열위하지만 투자 경쟁에 매달려 화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6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591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투자지출(유무형자산 순증액+금융리스항공기 도입)의 경우 마이너스(-) 7776억원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를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과 비교해 투자지출 규모가 2000억원 가까이 과도하다.

회사 입장에선 중장기적 청사진에 따라 일시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수년 간 매번 투자지출 규모가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웃돌았다. 2015년엔 투자지출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2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자금수지 '미스매치'가 상당 기간 누적되면서 이제 아시아나항공은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올 들어 부동산(광화문 사옥)과 주식(CJ대한통운 지분)을 불문하고 처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4조 4398억원 수준. 이 가운데 단기차입금 비중은 47.5%에 달하고 있다.

공격적 투자의 정점엔 '하늘 위의 크루즈' A380가 자리잡고 있다. 에어버스가 개발한 슈퍼점보기 A380은 한때 글로벌 항공사가 앞다퉈 도입한 기종이다. 국내 항공업계 1·2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A380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2014년부터 매년 A380을 2대씩 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총 투자금은 2조 456억원 규모에 달했다.

국내 선두업체가 나란히 A380을 도입했지만 투자 후폭풍은 아시아나항공에 치명적이었다. 사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적항공사 1·2위이지만 펀더멘털 측면에서 확연한 격차가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자산총계와 매출액(1~3분기 누적)은 각각 23조 5501억원, 8조 7881억원 수준이다. 모두 아시아나항공(7조 4270억원, 4조 2620억원)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A380 투자' 경쟁에 매달렸지만 성급하게 대한항공을 쫓아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간 차입구조를 악화시켜온 투자지출은 향후에도 결실을 맺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내 항공시장에서 저비용항공사(LCC)가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3분기 국내 시장에서 LCC가 차지하는 여객점유율은 35%까지 확대됐다. LCC는 주로 아시아 노선에 주력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에 더 위협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항공업계는 호황을 맞아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크레딧업계에선 역설적으로 이번 최대 실적을 아시아나항공이 거둘 수 있는 한계치로 여기고 있다. 과도한 빚 부담을 자체적으로 해소하기엔 부족한 실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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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지출=유무형자산 순증액+금융리스항공기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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