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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섬유, 신발섬유 굳건한 1위인데 '왜?' 유영산업 매각 자극받아 매각·투자유치 결정한 듯

박제언 기자공개 2018-04-09 16:20:43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6일 1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발섬유 업계가 변혁기를 맞고 있다. 업계 2위 기업이었던 유영산업이 올초 사모투자펀드(PE)에 매각된 데 이어 1위 기업인 동진섬유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근거리에 위치한 두 기업은 연평균 20%이상의 영업이익률로 성장을 하고 있다. 두 기업이 또다른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부산 신발산업 산 역사 '동진섬유'

부산의 신발산업은 1960~1980년대 한국 경제에 큰 역할을 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일본 신발업계가 부산을 생산기지로 삼은 것이 한국 신발산업 발전의 시작이었다. 부산 지역은 한국전쟁 후 피난민들의 집결지로 노동력이 풍부한 상황이었다. 베트남전쟁 시기에는 미군에 납품하며 신발 산업은 수출 산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런 국내 신발산업의 역사와 궤를 함께하는 기업이 동진섬유다. 창업주 최병길 회장은 1968년 6월 동진섬유의 전신인 동진섬유공업사를 설립한 후 1982년 12월 이를 법인화했다. 1929년생인 최 회장은 한국 나이로 구순이다. 1968년 불혹의 나이에 창업한 후 36년간 회사를 이끌다 2004년 10월 아들인 최우철 대표에게 전권을 이양했다. 현재는 등기임원으로 이사회 구성원으로만 남아있다. 최병길 회장과 최우철 대표간 지분 증여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말 최우철 대표의 지분율은 36.94%로 확인된다.

2008년 베트남에 공장을 지은 후 동진섬유는 더욱 성장했다. 베트남 공장을 돌린 이후 매출액은 500억원대, 영업이익은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베트남에 소재한 나이키·아디다스 운동화를 만드는 공장에 직접 섬유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나이키와 아디다스 브랜드 성장률과 비례해 동진섬유도 실적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현재는 연간 매출 1300억원이상에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나타낸다. 웬만한 제조업 이익률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동진섬유를 따라잡을 수 없는 점은 영업이라고 한다. 뛰어난 영업력이 지금의 동진섬유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전언이다. 시장에서는 동진섬유가 나이키 물량을 10~15%까지 받을 것이라 예측한다. 수많은 섬유업체의 원단을 사용하는 나이키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인 셈이다. 여기에 아디다스 물량도 안정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산업 매각, 동진섬유 오너 자극했나

동진섬유와 같은 사업을 하는 유영산업은 업계에서 매출로 2위 정도의 위치에 있다. 동진섬유와 비교해 연간 1000억원정도 매출 차이가 나지만 업력에 비해 탄탄히 자리잡았다. 유영산업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688억원, 영업이익 166억원, 당기순이익 118억원으로 나타났다.

유영산업 창업주는 정호태 대표다. 1991년 6월 동영섬유로 시작해 이듬해 유영산업으로 법인 전환했다. 유영산업도 섬유제품을 나이키, 아디다스, 뉴발란스, 푸마 등 유명 스포츠 용품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동진섬유와 마찬가지로 베트남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정 대표는 설립 27년째 되던 해 유영산업의 매각을 결정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경영권 지분 100%를 2200억원에 넘겼다. 유영산업을 인수하는 특수목적회사(SPC)의 지분을 15~25% 인수하며 재투자한 점을 고려해도 1000억원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정 대표는 재투자를 했어도 더이상 유영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VIG파트너스의 제안으로 사업이 원할하게 돌아갈 수 있는 자문 역할만 하고 있다. 유영산업은 분명 오너(owner) 기업이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수년 전부터 오너 중심이 아닌 임·직원들만으로도 온전히 경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이 때문에 VIG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뀌었어도 유영산업은 여전히 거래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금융투자(IB) 업계 관계자는 "유영산업의 매각은 동진섬유 오너를 자극했을 것"이라며 "그 결과 동진섬유 오너가 매각 혹은 투자유치 등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귀뜸했다. 실제로 유영산업과 동진섬유는 모두 부산 신평동에 소재하고 있다. 두 회사간 직선거리는 1.2킬로미터(Km)정도다. 그 정도로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경쟁 관계였던 두 회사의 임·직원들은 각 사의 소식을 세세하게 알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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