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인베, 'LG와 선을 긋다' 확고한 구본천 체제 ①[지배구조 분석]그룹 계열분리 후 홀로서기, 모회사 ㈜LB가 100% 지분소유
김동희 기자공개 2018-04-16 08:06:4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1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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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많이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설립 자본금부터 펀드 투자금까지 LB인베스트먼트가 창투업계에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틀을 닦아줬다. 알게 모르게 든든한 뒷배경으로 작용하는 대기업계열 창투사라는 오해가 그다지 싫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LG그룹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홀로서기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대표 벤처캐피탈로서 독자적인 펀딩이 가능해질 정도로 기초체력이 탄탄해졌다. 투자활동도 활발할 뿐만 아니라 성과도 뛰어나 펀딩, 투자, 회수 등 선순환 구조가 안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는 LG그룹과 사업적인 접점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LB인베스트먼트는 구본무 LG회장이 본격적으로 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1996년 7월 LG그룹의 계열사로 출발했다. LG전자와 LG상사가 각각 150억원씩을 출자해 지분 50%씩을 가졌다.
본격적인 3세 경영 시대를 맞아 젋고 새로운 감각의 벤처기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지원하자는 의도였다. 때마침 정부가 대기업의 창투사 설립을 허용해 대우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창투업에 진출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상속, 계열분리를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초대 대표는 LG전자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영준 부회장이 맡았다. 김영준 대표는 임직원들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벤치마킹에 나섰고 투자심의위원회 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룹 회장실에서도 컨설팅 등을 지원하며 힘을 실어줬다.
창투업계에 빠르게 안착하던 LB인베스트먼트의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긴 것은 1999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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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상 계열분리를 마무리해 LG그룹에서 완전히 떨어져나가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마치고 오너 경영체제도 시작했다.
구자두 회장의 장남인 구본천 사장이 2001년 LB인베스트먼트에 조인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와 미국 코넬대학교 경제학 석·박사를 받은 구 대표는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이어 맥킨지컨설팅에서 근무했다. 맥킨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투자회사를 경영할 예정이었으나 LG가라는 이유로 다른 대기업 컨설팅에 배제되는 일이 잦자 바로 투자실무경험을 쌓기로 결정했다.
구 사장은 초기에는 상무이사로 근무하다 2003년부터 대표를 맡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2008년 사명도 LG벤처투자에서 지금의 LB인베스트먼트로 바꿔 실질적인 LG계열분리 절차를 모두 마쳤다. LB는 'Look Beyond'의 앞글자를 따온 약자로 투자회사인 LB와 함께하면 저 너머엔 원하는 열매가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구본천 사장이 직접 작명한 사명으로 알려졌다.
LB인베스트먼트는 2010년 다시 지분구조에 변화를 줬다. 구본천 대표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했으나 보다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향후 사업확정에 나서려는 포석도 깔렸다.
마침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주식포괄이전제도가 국내에 도입돼 홀딩컴퍼니를 수월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구본천 사장은 바로 지주회사격인 주식회사 LB를 설립해 L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넘겼다. LG그룹에서 떨어져 나간 허씨일가(5명)의 지분 5%는 감자를 진행했다. 자본금은 300억원에서 285억원으로 줄었다. 지배구조도 구 사장 일가가 L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소유한 상황에서 LB가 LB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보유한 구조로 바뀌었다. LB의 지분은 현재 구본천 대표 일가가 95%를, 다른 구씨 일가(5명)가 5%씩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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