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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ZKW 인수에 '1조'…재무여력 충분할까 보유현금 연결기준 3.3조, 별도기준 1.5조…일시적 유동성 경색 우려도

이경주 기자공개 2018-04-30 07:56:1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7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사 ZKW 지분 70%를 약 1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최대한 사내유보금을 활용해 인수대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보유현금이 연결기준으로 보면 3조원이 넘어 충분해 보이지만 별도기준으론 1조5000억원 수준으로 다소 빠듯한 상황이다. 통상 자금조달 여력은 별도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LG전자가 일시에 인수대금을 충당하면 현금유동성에 일시적인 경색이 올 가능성이 있다.

LG전자와 (주)LG는 지난 26일 공시를 통해 ZKW 그룹의 지분 100%를 소유한 ZKW 홀딩의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주식거래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70%를, 잔여 30%는 (주)LG가 인수키로 했다. LG전자의 취득금액은 7억7000만유로로 한화로 1조108억원 규모다.

인수대금은 보유현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날 IR에서 "현재 예상으론 보유 현금으로 1조 인수대금을 충당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LG전자는 연결기준으론 재무여력이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조3506억원이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 1조3608억 원을 제외해도 2조원 가량의 현금이 남는다. 올해는 가전과 TV사업부가 1분기 최대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거두고 있어 추가 현금 비축에도 유리하다.

LG전자 연결 재무지표

문제는 현금 전부를 당장 가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인수대금을 내는 곳은 LG전자 별도법인(본사)이다. 본사가 자회사 자금을 활용하려면 상법에 따라 배당을 받거나 빌리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일부 자회사는 상장사라 본사가 마음대로 자금을 끌어 쓸 수 없는 경우도 있다.

LG전자 본사는 작년 말 기준으로 123개에 달하는 국내외 법인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본사만 따로 놓고 보면 보유현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5863억원이다. 나머지는 1조8000억원 정도를 자회사들이 가지고 있다.

본사가 지분 40.8%를 보유하고 있는 코스피 상장사 LG이노텍이 대표적이다. LG전자 연결기준 현금에는 LG이노텍의 현금 3600억원 정도가 반영돼 있다.

LG전자 별도 재무지표

본사 재무상태는 연결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비율이 82.9%로 유동성이 다소 경색돼 있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빚(유동부채)이 11조4759억원으로 1년 내에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 9조5159억원보다 2조원 가량 많다. 이 같은 상황에서 1조원의 인수대금을 지출을 하게 되면 유동성이 더 경색될 우려가 있다.

LG전자 본사는 최근 5년 동안 매년 현금성자산을 1조원 안팎으로 관리해 왔다. 2013년은 1조2983억원, 2014년은 9132억원, 2015년 6782억원, 2016년 1조1817억원이다. 이정도 현금은 들고 있어야 유동성관리가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딜 클로징까지 본사가 영업으로 추가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차입을 병행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LG전자는 딜 클로징을 올 연말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유동성 경색 리스크를 감수하고 자체 현금만으로 딜을 마무리 지을 수도 있다. 향후 배당이 가능한 자회사를 통해 본사로 자금을 이전하면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IR에서도 밝혔듯이 우선 계획은 최대한 내부유보금으로 인수대금을 충당하는 것"이라며 "세부적인 것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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