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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2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남아판 우버'로 시작한 그랩(Grab)이 차량 호출 서비스의 원조 격인 우버를 집어삼켰다. 지난 3월 우버는 동남아 지역 서비스를 그랩에 넘기고 서비스를 중단했다. 글로벌 플레이어가 물러난 동남아 차량호출 서비스 시장은 이제 현지 스타트업들의 독무대가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플랫폼 진화 경쟁에 나섰다.시장독과점 문제로 각국 경쟁당국의 문턱을 넘어야 문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미 동남아 차량호출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던 그랩은 시장점유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9000만건 이상의 모바일 다운로스 수를 기록했다. 현재 동남아 8개 국가 196개 도시에서 270만명이 넘는 운전자가 그랩카를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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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이 물러가자 인도네시아 스타트업 유니콘 고젝(Go-Jek)도 투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토바이 예약으로 출발한 고젝은 차량호출뿐만 아니라 음식배달, 퀵서비스, 장보기, 출장 마사지·화장·청소 서비스 등 이미 인도네시아 생활의 필수앱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고페이(Go-pay)를 내놓으면서 신용카드 보급률이 저조한 인도네시아의 지급결제 부문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각종 티켓예약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이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가장 최근에는 세계 최대 보험사인 알리안츠의 자회사 알리안츠X의 3500만 달러를 포함해 15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 그랩의 대항마로 성장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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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정보통신(IT) 인프라, 기술에 있어 이들 나라보다 멀찌감치 앞서가는 한국이지만 이익집단들의 반발과 그로 인한 각종 규제들 때문에 그랩, 고젝 같은 차량호출 서비스가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랩과 고젝의 등장이 동남아 사람들의 생활은 물론, 스타트업의 생태계, 경제에도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보다 고도화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도 정책 입안자들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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