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아해운, '컨선 통합 리스크' 신용등급 강등 영업력·재무 개선 가능성 희박…정부지원에도 정성평가 유보
고설봉 기자공개 2018-05-14 08:12:1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1일 14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의 펀더멘털 악화가 한국해운연합(KSP)의 최대 업적인 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선부문 통합의 장애물로 떠올랐다. 흥아해운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주요 수혜자로 꼽히지만 신평사의 평가는 냉혹했다. 정부 지원이라는 정성평가를 통해서도 신용등급 강등을 막지 못할 만큼 흥아해운의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오히려 정부 지원을 의식해 KSP 협의를 통해 추진하고 있는 장금상선과의 컨테이너부문 통합이 흥아해운의 펀더멘털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주력 사업부문을 다 떼어낸 뒤 남게될 케미컬탱커부문으로 회사를 지탱해 갈 수 없다는 평가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가 흥아해운의 신용등급을 BB(부정적)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2016년 이후 매년 흥아해운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2016년 5월 정기평가에서 흥아해운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부여했고, 지난해 1월 BB+(안정적)로 강등했다. 올해는 등급을 한 단계 더 낮췄다.
한기평은 평가 리포트에서 "주력 항로 내 경쟁 심화로 영업실적 저하, 대규모 선대투자에 따른 과중한 차입 부담으로 재무안정성 악화, 자구 계획 진행 중이나 재무안정성 개선 여력은 미흡, 유동성 대응능력 미흡" 등의 요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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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순손실 발생과 재무건전성 악화 등 펀더멘털이 악화된 게 등급 강등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매출 8364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 0.57% 느는 데 그치며 성장이 정체했다. 주력인 동남아항로에서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사업 경쟁력이 악화했다. 물동량 기준 지난해 동남아항로와 한·일항로에서 국내선사 2위, 한·중 항로에서 국내선사 5 위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계속된 시장 성장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 흥아해운의 물동량 성장은 멈췄다. 2016년 122만44000TEU에서 지난해 122만1000TEU로 오히려 감소했다. 동남아항로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6년 15.8%에서 지난해 14.2%로 줄었다.
성장이 정체되면서 수익성도 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손실 131억원, 순손실 73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16년 대비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고, 순손실은 규모가 3배 넘게 커졌다. 매출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지난해 각각 97.92%와 3.66%를 기록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발표도 흥아해운의 펀더멘털 강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당장 영업력이 악화된 상태에서 이를 끌어올릴 근본적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 지원은 자금 및 신용 지원 등 이외에 윤곽이 안 나온 상태다.
신평사 관계자는 "지원의 형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만큼 정부 지원을 현 시점에서 적극적으로 정성평가에 반영할지는 판단을 유보했다"며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만큼 현 시점에서 흥아해운의 펀더멘털이 좋아질 요인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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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상선과의 컨테이너부문을 통합해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흥아해운의 신용등급 강등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흥아해운에 남게될 케미컬탱커부문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9%인 900억원에 그쳤다.
회사 규모가 줄어들면 당장 흥아해운이 조달한 차입금 상환이 문제로 부각된다. 흥아해운은 2014년부터 과중한 레버리지 부담을 감내하고 공격적으로 사선대를 확대했다. 컨테이너선 9척, 케미컬탱커 11척 등 총 20척의 선박을 신규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불어난 차입금을 상환할 방안이 현재로서는 분명하지 않다.
지난해 흥아해운의 총차입금은 5968억원으로 집계됐다. 보유현금 등을 제한 순차입금은 5716억원으로 총차입금비율은 488.96%로 치솟은 상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626.26%를 기록했다.
앞선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부문을 자회사를 설립해 떼어내는 만큼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채 신용등급을 받는 주체인 흥아해운이 사실상 유명무실 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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