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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찔끔' 편입…한숨쉬는 운용사 2.5조 '코벤펀드' 효과로 수요예측 경쟁률 폭발, 메자닌 발행조건도 악화

이충희 기자공개 2018-05-21 10:33: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면서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사들의 한숨도 늘어가고 있다. 벤처펀드에 우선배정되는 공모주 편입을 고려해 운용 전략을 짰지만, 수익률 상승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메자닌 시장의 발행 구조도 타이트해지고 있어 어려운 운용 환경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공모주 제노레이는 지난 10일 기관투자자 대상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907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1만7500~2만500원이었지만 최종 공모가격 2만3000원으로 결정됐다. 기관들이 대부분 밴드를 뚫고 희망가격을 적어낸 결과였다.

지난 15일 마감된 세종메디칼의 수요예측에도 만만치 않은 기관 자금이 몰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세종메디칼은 제노레이와 비교해 기관에게 좀더 매력적으로 어필됐던 게 사실"이라며 "오버행 우려가 적고 평가된 밸류에이션도 최근 나온 공모주 대비 높은 편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수백대 1의 상황이 펼쳐지면서 운용사들이 받아가는 공모주 물량은 지극히 적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시장 전체 코스닥 벤처펀드 규모는 이미 2조5000억원을 넘어서 있다. 하지만 최근 나온 공모주들의 공모 물량은 1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벤처펀드 1개당 많아야 수십만원 가량의 공모물량을 받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공모주 시장 흐름은 최근 메자닌 시장의 발행사 우위 환경과 더불어 벤처펀드의 운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로 귀결되고 있다는 평가다. 자산운용사들은 의무 편입해야 하는 벤처신주들을 대부분 전환사채(CB) 등으로 채우려 하고 있어, 메자닌의 공급 대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발행되는 CB들은 금리 0%는 기본이고 리픽싱(전환가조정) 조건까지 없애는 추세"라며 "메자닌에서 전혀 수익을 기대할 수 없어 공모주 투자에 기대를 걸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나올 코스닥 공모주들의 공모물량 역시 많지 않아 이 같은 흐름은 수개월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7일 수요예측을 마감하는 현대사료(87억~101억원)를 비롯해 25일 파워넷(196억~232억원), 다음달 이원다이애그노믹(338억~410억원) 등이 예정돼 있다.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공모주들의 공모물량이 적은데 경쟁률은 치솟고 있어 운용이 어려울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규모가 적은 공모주라 하더라도 조금씩 펀드에 채워 넣고 하반기 나올 공모주 대어들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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