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펀드 판매현황 '모르쇠'...당국도 함구령 [코스닥 벤처펀드 리스크 점검] 과열경쟁 방지, 사모펀드 특성 고려…"투자자보호 고려해야" 지적 제기
서정은 기자공개 2018-05-10 11:07:1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4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코스닥벤처펀드의 판매현황과 관련된 정보 제공을 제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모펀드의 경우 각사별 설정액이 노출될 경우 무리한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마케팅에 나서려는 판매사들도 당국의 스탠스에 맞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이같은 금융당국의 방침이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명한 정보를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할 상품인데도 정보를 제한해 불완전판매를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열 경쟁을 우려하고 있는 당국과 협회가 정책 홍보 측면에서는 매일같이 설정규모를 홍보하고 있는 점과는 모순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코스닥벤처펀드의 공모 및 사모, 전체 설정액 등 일부에 대해서만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의 경우 운용사 및 펀드수, 설정 규모만 밝힐 뿐 각사별 혹은 펀드별 현황은 알리지 않고 있다. 운용사가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해당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지 고객이 알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특히 사모펀드는 통상적으로 운용 규모가 커지면 운용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협회와 당국은 사모펀드의 특성을 고려하고, 판매 경쟁을 막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했다는 입장이다. 운용사나 펀드별 현황을 세세하게 공개할 경우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정보 등 공시의무가 없지 않느냐"며 "설령 각 운용사들에게 자료를 받는다 하더라도 모든 운용사들이 동의해줄지가 의문"이라고 전했다. 당국 또한 "사모펀드 특성을 고려해야한다는 협회의 입장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과거 ISA 판매 당시에 과열경쟁으로 문제가 됐었다"고 설명했다.
운용사, 판매사들도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판매 실적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며 "최근 금융당국의 스탠스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코스닥벤처펀드는 다른 상품과 달리 타사 동향에 대해 서로 궁금해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과열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비공개 기조가 오히려 투자자 보호와는 배치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최근 코스닥벤처펀드에 급격히 자금이 몰리면서 업계에서는 수익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옥석을 가려 투자해야하는 상황에서 운용사별 운용 규모를 판단하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벤처기업 비상장주식을 담아야하는데, 비상장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당국이 공모주 배정 기준을 순자산 규모로 마련하고, 공모펀드에 추가물량 배정을 허용하면서 순자산이 적은 사모 상품은 기대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특히 코스닥벤처펀드가 사모 위주로 성장해온 만큼 운용사별 현황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일 기준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액은 2조1980억원으로 사모펀드가 1조5500억원, 공모펀드가 6480억원이다. 사모펀드가 공모펀드 규모를 3배 가량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적정 운용규모를 넘어갈 경우 수익률 관리에 애로가 생길 수 밖에 없다"며 "어느정도는 투자자들에게 운용사별 현황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과 협회가 과열경쟁을 우려하면서도 그동안 코스닥벤처펀드의 설정규모를 홍보해온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된 뒤 설정액을 사실상 매일같이 공개하는 등 판매를 독려하지 않았느냐"며 "이 상황에서 과열경쟁을 우려하는 것이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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