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 LG DNA 그대로…'불협화음' 없는 분할·성장 [GS 정중동 퍼즐 맞추기]①사돈지간에서 동업관계로, 형제·사촌들 골고루 포진
한형주 기자공개 2018-06-18 13:05:0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1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성, 유교적 가풍, 그리고 인화(人和). 국내 재계에서 흔히 LG그룹을 설명할 때 따라 붙는 수식어의 대부분은 공동창업 후 계열분리된 GS그룹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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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내부 이슈 외에 정부 정책 등 외부 환경도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GS그룹 지배구조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압박이다. 계열사인 GS칼텍스나 GS ITM은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직접적인 대상이 될 만한 기업으로 꼽힌다. GS건설도 공정위 지적 범위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들 내외부 요소로 인해 향후 예상되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엔 어떤 게 있을까.
◇ 구씨-허씨家, 반세기 걸친 '아름다운 동업' 청산
GS그룹의 출범은 공식적으론 2005년부터지만 사실 그 역사는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7년 LG화학의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이 설립되면서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명예회장이 락희화학을 세울 때 허씨 일가가 상당 자금을 지원하면서 구씨와 허씨 집안 간 인연이 시작됐다. 허씨 가에서 락희화학 창업에 기여한 인물은 허창수 회장의 할아버지 고(故) 허만정 회장. 경남 진주 만석꾼 출신으로 지역 유지였다. 구인회 회장 역시 고향이 진주인데 허만정 회장과는 사돈 관계였다. 허 회장은 구 회장의 장인 허만식씨의 6촌이다.
허 회장은 락희화학에 출자해 주면서 지금은 고인인 셋째 아들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을 구인회 회장에게 데려가 "믿고 맡길테니 사람 좀 만들어 달라"며 경영 수업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다. 구 회장이 청을 들어주면서 구씨와 허씨의 동업관계가 본격화됐다. 당시 일본 유학을 마치고 온 허준구 전 명예회장은 허만정 회장의 아들 중 가장 엘리트에 속했다고 전해진다. 허준구 전 명예회장은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 구철회 락희화학 사장의 맏사위이기도 하다. 그의 장자가 현재 GS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창수 회장이다.
허준구 회장은 구인회 회장 밑에서 LG전자,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들을 두루 거치며 LG그룹의 성장에 일조한 것은 물론 향후 GS그룹의 기틀을 세우는 데도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약 반세기에 걸쳐 아름다운 동업을 이어오던 구씨-허씨 가는 2000년대 들어 중대 변화를 맞는다. 100명을 웃도는 후손들이 계열사 지분을 계속 잘게 쪼개 소유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더 이상 동업이 쉽지 않다는 판단이 섰다. 그룹 분할을 모색하게 된 것이 바로 이 무렵이다.
◇스핀오프 이후‥총자산 60조·재계 7위로 성장
2004년, LG그룹은 내부에 지금의 ㈜GS인 GS홀딩스를 만든다. 그 다음 GS홀딩스는 LG그룹으로부터 LG칼텍스정유, LG유통, LG홈쇼핑을 비롯, 총 15개 회사를 넘겨받아 'GS그룹'으로 스핀오프하게 된다. LG칼텍스와 LG홈쇼핑은 현재의 GS칼텍스, GS홈쇼핑이 됐다.
LG그룹과 법적으로 분리된 시점은 2005년 초였다. GS그룹은 같은 해 11월 LG상사로부터 LG에너지(현 GS EPS)를 인수했다.
2009년엔 GS홀딩스 상호를 ㈜GS로 바꿨다. 이후에도 몇 건의 인수합병(M&A)가 있었는데, 가장 최근 이뤄진 것은 2013년 말 일본계 사모펀드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로부터 STX에너지 경영권을 사들인 거래다. 추후 사명은 GS이엔알로 변경했다. 이로써 GS그룹은 LG그룹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기업집단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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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GS그룹은 총자산이 약 60조원에 달한다. 보유한 계열사는 총 69곳. 10여 년 전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올 때 10곳 남짓이었으니 그간 성장폭은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재계 서열 7위에 랭크돼 있다.
GS그룹의 주요 사업은 크게 에너지, 건설, 유통 부문으로 나뉜다. 에너지는 GS칼텍스, 건설은 GS건설, 유통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이 대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GS칼텍스를 위시한 에너지 부문이 전체 매출의 60% 비중을 차지해 그룹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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