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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라마다호텔, 사업추진 '꼬인' 이유는 분양률 저조해 자금조달 실패…공사비 지급도 못해

이상균 기자공개 2018-06-05 08:13:1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1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꿈꾸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평창 라마다 호텔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기 분양률이 낮아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 것이 사업을 꼬이게 만든 주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사업장이 수도권도 아닌 강원도에 위치한데다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보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양형 호텔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사업추진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분양률 70% 이상 돼야 중도금 대출 가능

평창 라마다호텔 사업이 주춤하기 시작한 것은 중도금 대출을 받는데 실패하면서 부터다. 자금조달에 실패해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지자 사업주체인 윈덤피엘파트너스는 지난해 12월 KB부동산신탁과 차입형 토지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평창 라마다호텔의 분양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이후에는 분양률이 최소 70% 이상이 돼야 시중은행이 중도금 대출을 해준다"며 "최근에는 이 비율이 거의 90%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등 사업성이 좋은 수도권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시중은행들이 서로 중도금 대출을 해주려고 경쟁하지만 지방은 얘기가 다르다"며 "특히 평창은 동계올림픽 수요를 노리고 수익형 호텔 공급이 집중됐기 때문에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던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신탁사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을 받는데 실패한 시행사들이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곳이 부동산 신탁사"라며 "금리가 연 5%를 웃돌지만 일단 자금을 수혈받아 준공을 해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텔 분양은 수익성이 낮아 투자자들의 선호도 낮은 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은행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수요가 꾸준하고 유동성이 좋은 아파트 등 공공주택"이라며 "반면 수익형 호텔은 객실 가동률이 떨어져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투자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시기 "1년은 앞당겼어야"

윈덤피엘파트너스는 시중은행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는데 실패하면서 증권사와 저축은행, 캐피탈 등과 접촉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한 수분양자들이 계약을 파기하는 등 분양률은 더욱 내려갔다.

공사비 지급도 원활치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공을 맡은 영무건영과 영무토건은 이번 사업의 공동 제1순위 우선수익자로 등재돼 있다. 우선수익권 한도금액은 각각 1105억원과 446억원으로 총 1551억원에 달한다. 공사대금 채권이다. 보통 한도금액을 원금의 120%로 설정하는 것을 감안하면 공사대금은 1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준공일정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당초 준공시점은 2017년 12월이었다. 윈덤피엘파트너스가 부랴부랴 KB부동산신탁과 차입형 토지신탁 계약을 맺고 급한 불을 끄면서 준공 일정을 올해 6월로 잡을 수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이미 폐막한 뒤였다. 사업 추진 시기가 너무 늦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동계올림픽 특수를 기대했다면 분양을 2016년 8월보다 1년은 앞당겨 시작해야 했다"며 "부동산 개발 사업은 각종 변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스크가 높은 반면, 사업을 너무 크게 벌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비(1200억원)에 금융비용, 마케팅 비용 등을 합치면 전체 사업비는 최소 18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호텔분양 사업으로는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라며 "사업 규모에 비해 시행사의 자본력이 약했고 추진과정도 꼼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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