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19일 10: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연기금의 효율적인 자금운용을 위해 출범한 민간연기금투자풀이 덩치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형 대학기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나, 올 들어서는 다시 주춤한 모습이다. 투자풀 규모를 늘리려면 출범 초기부터 논의됐던 연기금들의 참여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19일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민간 연기금투자풀의 운용규모는 1조3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운용규모는 약 15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연기금투자풀은 중소형 민간 연기금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투자풀 자금위탁을 통해 기관투자자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2015년 9월 첫 도입됐다. 한국증권금융이 사무국을 맡았고, 증권유관기관이 공동펀드 1390억원을 투입하며 운용이 시작됐다.

당시 한국증권금융과 금융당국은 민간연기금투자풀을 5년 후 9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민간연기금의 자산 규모가 70조원에 달하는만큼 금세 자금을 모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와 달리 투자풀 규모는 발빠르게 늘지 못하고 있다. 출범 첫 해부터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관심을 끌지 못한데다 아직까지도 연기금 참여를 독려할만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숨은 큰 손'으로 불리는 대학기금을 유치하기 위해 교육부와 협의를 시도했으나 진척이 되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민간연기금풀을 놓고 금융당국이 기재부, 교육부 등과 협의했으나 주도권 다툼으로 인센티브 논의가 흐지부지 됐다"며 "과거에 한 차례 투자풀 관련 세미나가 열려서 간 적이 있는데, 그때에도 서로 불만을 제기하다가 그쳤고 그 뒤로도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민간연기금투자풀은 국내 최대규모 대학기금인 포항공과대와 자문계약을 맺으며 1조1000억원 가량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자문계약까지 합치면 민간연기금투자풀 규모는 2조원을 넘는다. 이처럼 투자풀에 대한 기금들의 문의가 늘고 있는만큼 이들을 잡을 수 있는 유인책 마련이 시급하다.

민간연기금투자풀은 다양한 투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체투자팀을 신설하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 위주로 자금이 운용되고 있지만 투자대상을 점차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풀의 자금이 늘고는 있지만 증가 속도가 다른 투자풀에 비해 현저하게 느린 상황"이라며 "조금씩이라도 운용규모를 꾸준히 늘리려면 연기금들의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다시 모색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