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22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 안방보험 인수 이후 저축성보험을 대거 늘렸던 동양생명이 체질 개선에 나섰다. 동양생명은 한때 전체 수입보험료의 70%를 차지했던 저축성보험 비중을 50%까지 낮추며 보험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꾀하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각각 4835억원, 6717억원을 기록했다.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약 700억원 증가한 반면, 저축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81억원 감소했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보장성·저축성보험이 각각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큰 폭으로 변했다. 지난 2017년 1분기 보장성보험이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25.3%에 불과했으나, 올 1분기 37.8%까지 확대됐다. 반면 지난해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65.6%를 차지했던 저축성보험은 올 1분기 52.5%까지 떨어졌다. 안방보험 인수 이후 한 때 수입보험료의 70%(2016년)를 차지했던 저축성보험 비중이 2년만에 다시 50%로 돌아서며 보험 포트폴리오의 균형이 맞춰지고 있다.


동양생명의 생사혼합보험의 추이를 살펴보면 저축성보험 판매전략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저축성보험 대부분은 '생사혼합보험' 형태로 판매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5년까지만해도 동양생명의 점유율(수입보험료)은 전체의 3.5~4.0%을 기록했으며, 생사혼합보험 부문의 점유율은 8% 내외를 기록해 왔다. 하지만 2015년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이후 점유율은 크게 변화한다.

이강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2015년 9월 안방보험이 경영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이후 방카슈랑스 채널을 활용한 생사혼합보험 중심의 보험영업 기조가 더욱 강화됐다"며 "2016년말 기준 총 수입보험료 점유율은 5.6%, 생사혼합보험 부문 점유율은 18.5%로 시장지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입보험료의 점유율은 1%p남짓 증가했으나, 생사혼합보험 부문의 점유율은 10%p 늘어난 셈이다.

실제 동양생명은 2016년 생사혼합보험을 중심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크게 확대하면서 같은 해 수입보험료 중 생사혼합보험 비중이 63.3%까지 상승했다. 2015년 까지만해도 생사혼합보험이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42%에 불과했다.

저축성보험은 단기간 내 외형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상품이다. 일시적으로 환입되는 자금이 커 짧은 기간 내 보험료 수입을 늘리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저축성 보험은 IFRS17 체제하에서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 저축성보험은 일정한 금리보장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상품인 만큼 판매에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예정이율이나 최저보증이율 이상을 무조건 보증해야 한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자상품이다. 일시적으로 유입되는 수입보험료는 적지만 꾸준히 이익을 견인한다. 통상 보장성보험은 같은 규모의 저축성보험 계약보다 수수료를 3배~4배 이상 더 많이 받을 수 있어 수익성이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또한 보험사 짊어져야 할 책임 준비금에 대한 부담도 저축성보험 대비 현저히 낮다.

이 수석연구원은 "2021년 보험부채 시가평가 등이 포함된 IFRS 17 도입이 예정되어 있어 생명보험사 전체적으로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는 추세"라며 "동양생명 역시 2017년 이후 보험부채 적립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보장성보험 비중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동양생명은 역시 2017년 이후 보장성보험 영업을 확대하면서 생사혼합보험 비중이 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2018년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분기 말 기준 생사혼합보험이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6.7%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7년 1분기(60.8%)와 비교해 14%p 가량 하락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