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인베, 경쟁률 높겠지만…운용사 베팅 수준은 상장 후 유통주식 많아 운용사 수요예측 참가 '고심'
이충희 기자공개 2018-06-22 10:21:59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2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열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공모주 시장에서 다음 수요예측 주자로 SV인베스트먼트가 나선다.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예외 없이 높은 경쟁률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SV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직후 시장에 풀려 나올 주식 물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 등이 부담으로 지목되고 있다.SV인베스트먼트는 22일 기관투자자 대상 IPO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5600~6300원, 공모금액은 218억~246억원이 제시됐다.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27~28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를 맡았다.
SV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투자 회수로 업계에 크게 이름을 알린 곳이다. 지난 2011년 투자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그룹 방탄소년단 효과에 기업가치가 급등했고, 지난달 지분 엑시트를 완료하면서 투자 수익이 27배에 달하는 '잭팟'을 터트렸다.
좋은 분위기를 타고 주식 공모에 나서는 만큼 기관들도 이번 수요예측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조원 수준으로 몸집을 불린 코스닥 벤처펀드가 이번에도 높은 청약률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코벤펀드 출시 이후 진행된 총 5개 코스닥 공모주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최저 590대 1에서 최고 907대 1을 기록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부분 코스닥 벤처펀드 포트폴리오 내 현금 비중이 여전히 높다"면서 "이번에도 동원 가능한 모든 현금을 수요예측에 베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상장 직후 시장에 유통될 주식 물량이 많아 과도한 베팅을 자제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SV인베스트먼트는 전체 주식 중 보호예수 물량 비율이 47.73%에 불과하다. 52.27%에 달하는 주식이 시장에 곧바로 풀릴 수 있어 주가가 꾸준히 올라서지 못할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실제 유통 물량 비율이 60% 달했던 제노레이는 지난달 말 상장 이후 주가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다. 공모가격은 밴드 상단을 뚫고 2만3000원에 결정됐고, 시초가가 4만5900원까지 급등했지만 최근 주가는 2만2000원까지 하락해 있다. 제노레이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처음 시장에 나온 공모주였다는 점에서 앞으로 나올 딜들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V인베스트먼트가 벤처기업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은 상장 직후 주식 유통 물량을 더욱 늘리게 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시 6개월이 되는 시점까지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벤처기업 신주로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벤처기업으로 분류된 공모주에는 상당기간 확약 조건(락업)을 걸고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운용사가 많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똑같이 오버행 우려가 제기됐던 제노레이,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등은 벤처기업으로 분류돼 그나마 시장에 물량 폭탄이 덜 나온 편"이라며 "SV인베스트먼트는 벤처기업이 아니라서 락업을 걸고 들어가는 곳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상장 이후 주가는 더 큰폭으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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